물·탄소 등 생명체 진화 요소 지구 형성 말기에 도착

입력 2020-03-13 17:00  

물·탄소 등 생명체 진화 요소 지구 형성 말기에 도착
38억년 전 암석 루테늄 성분 통해 핵 형성 이후로 시기 좁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의 대양을 형성하고 생명체가 진화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이 지구의 형성이 거의 끝나가던 때 지구에 도착했다는 것이 38억년 전 고대 암석을 통해 입증됐다.
물과 탄소, 질소 등 생명체 진화 요소들은 태양계 외곽에서 소행성이나 혜성을 타고 지구에 왔다는 것은 정설처럼 굳어져 있지만 도착 시점을 놓고는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지구 형성이 시작했을 때 이미 이런 휘발성 원소들이 존재했다는 것도 상당수 과학자가 지지해온 주요 가설 중 하나인데, 이를 뒤흔드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
독일 쾰른대학 지질광물학연구소의 마리오 피셔-괴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시생누대(始生累代·Archean Eon) 맨틀의 암석에 남은 '루테늄'(ruthenium) 흔적을 분석해 얻은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시생누대는 약 40억년 전부터 25억년 전까지의 지질시대로, 연구팀이 분석한 암석은 지구의 초기 역사를 들여볼 수 있는 창(窓)과 같은 역할을 했다.
쾰른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상에 보존된 맨틀 중 가장 오래된 그린란드 남서부의 시생누대 맨틀 암석 성분을 소행성과 현재의 맨틀 암석 등과 비교했다.
연구팀은 생명체 진화 요소의 지구 도착 시기를 좁히기 위해 핵 형성 이후 지구의 성장 국면을 나타내는 유전자 지문과도 같은 루테늄 동위원소 구성비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 지구에서 매우 희귀한 플래티넘 족 금속인 루테늄은 철과 결합하는 속성이 강해 지구 형성 과정에서 철로 된 지구의 핵에 완전히 흡수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시생누대의 지구 맨틀에서 루테늄이 발견되고, 지금도 여전히 확인되고 있는 것은 지구의 핵이 완전히 형성된 뒤 추가된 것으로 봤으며, 소행성이나 이보다 더 작은 미(微)행성 등이 충돌한 결과로 분석했다.



피셔-괴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명체 진화 요소가 지구에 도착한 시기를 더 정확하게 좁힐 수 있었다면서 "물과, 탄소 및 질소 등과 같은 휘발성 원소들은 이른바 '말기 베니어' 국면에서도 아주 늦은 시점에 지구에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형성 과정에서 소행성 충돌 등으로 뒤늦게 추가된 빌딩 블록을 '말기 베니어'라고 부른다.
논문 공동저자인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마틴 크라넨돈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가 상대적으로 늦은 시점까지 생명체가 서식할만한 행성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지구의 생명체 출현이 불과 몇억년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시작됐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생명체 출현 시기가 지금까지 5억~10억년 정도 걸린 것으로 생각해오던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의미로, 지질학적 역사나 '따듯하고 습한' 조건이 지구보다 짧은 다른 행성에서도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희망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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