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감염 후 일본 입국 사례 잇따라…아베, 존슨 英총리와 코로나 대책 논의
일본 마스크 전매 금지법 시행…위반자 1년 이하 징역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를 포함한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천500명을 넘어섰다.
15일 오후 8시(NHK 집계 기준)까지 이날 하루 동안 일본 곳곳에서 30명의 감염자가 새롭게 확인돼 일본에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803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지난달 초 일본으로 들어온 뒤 감염이 확인된 영국 선적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697명과 중국에서 감염돼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일본인 14명을 합하면 일본의 전체 감염자 수는 1천514명이 됐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국내 감염자 24명과 유람선 승선자 7명 등 모두 31명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인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유럽에서 감염된 후 귀국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하네다(羽田)공항을 통해 유럽에서 입국한 10~20대 남성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20대는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에 지난 2~6일 머물다가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13일 입국했고, 10대는 이탈리아에 6개월가량 체류하다가 14일 돌아왔다.
앞서 전날 도쿄 도내에서 새롭게 감염이 확인된 10명 가운데도 3명이 최근 유럽을 여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명 중 60대 남성 회사원은 지난 11일 영국에서 귀국할 때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40대 여성 회사원은 지난 6일 프랑스에서 돌아올 때 이미 건강이 악화한 상태였다.
또 60대 남성 자영업자는 스페인에서 귀국한 지난 11일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일본 당국은 유럽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귀국하는 사람이 잇따라 확인됨에 따라 공항 입국객을 상대로 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저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약 40분간 전화회담을 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두 나라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일본 정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두 정상은 오는 7월 개막할 예정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집단 감염 사태와 관련해 "인도적인 견지에서 지원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존슨 총리는 이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존슨 총리는 또 "(코로나19) 상황이 수습되면 조기에 방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아베 총리는 "기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차례로 전화회담을 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에선 이날부터 마스크 전매를 처벌하는 내용을 추가한 국민생활안정 긴급조치법 시행령이 발효됐다.
이에 따라 구매 가격에 웃돈을 붙여 다른 사람에게 마스크를 팔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엔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체형과 벌금형 등 두 처벌 조항이 함께 적용될 수도 있다.
일본 언론은 이 법이 시행되면서 마스크 전매의 온상이 돼온 인터넷 경매·벼룩시장 사이트에 출품되는 마스크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사이트 운영자들도 법이 바뀐 것을 모르는 이용자가 마스크를 팔려고 내놓았다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보고 출품을 막는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교도통신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다른 상품 이름으로 올려 출품하는 사례가 나타나 경찰과 관계 당국이 협력해 단속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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