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한 주의 4.1배로 증가…외부 감염 경로 다양해지자 아예 차단
'사람 모이는' 쇼핑몰·식당·테마파크 등 대중 시설 영업 중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라비아반도(걸프 지역) 각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이번 주 들어 급증하자 화급히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내전 중인 탓에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은 예멘을 제외하고 걸프 지역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의 확진자는 15일 현재 965명이다.
한 주 전인 8일(236명)보다 4.1배로 증가했다.
이들 국가가 서둘러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하는 것은 지난달 하순 발병 초기에는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이 주로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최근엔 이들에 의한 2차 감염과 유럽 등에서 귀국한 자국민과 외국인으로 감염 경로가 다양해진 탓이다.
사우디(확진자 118명)는 15일(현지시간)부터 사우디를 오가는 모든 국제 항공편을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어 12일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모두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국가, 이탈리아, 한국, 이란 등 주요 발병국 등 39개국을 입국·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했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끼리는 EU처럼 육상 국경을 개방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지만 이조차 막은 것이다.
쿠웨이트(112명)도 13일부터 2주간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
걸프 지역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은 카타르(401명)는 15일부터 2주간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중단했고 18일부터 2주간 경유 편과 화물기를 제외하고 외국 항공사 여객기의 카타르 노선 운항을 금지한다.
외국을 다녀온 카타르인은 2주간 지정된 시설에 격리된다. 카타르 공항에서 경유하는 승객은 지정된 장소 안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오만(22명)은 걸프 지역 5개국 국민만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의 국민도 입국 뒤 일정 기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 또 외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도 일시 중단했다.
UAE(98명)는 이란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17일부터 레바논, 이라크, 터키, 시리아 노선 항공편 운항도 잠정 중지했다. 또 17일부터 외국인에게 공항 도착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
중동 최대 에미레이트 항공은 15일부터 로마를 제외한 이탈리아 노선, 아부다비 에티하드항공은 14일부터 이탈리아 노선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걸프 지역에서 이미 국내에서 2,3차 감염이 시작된 터라 이런 출입국 차단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람이 모이지 못하도록 대중 시설을 아예 문닫는 '초강수'도 잇따랐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15일 쇼핑몰, 식당, 카페, 실내 놀이터, 공원 등 대중 시설의 영업을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 조처가 이날 오후 발표 즉시 시행됐다고 전했다.
생활에 필수적인 약국과 식품점, 음식 배달과 드라이브 스루(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고 음식을 받는 방식)는 허용된다.
앞서 사우디는 국내에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자 지난달 말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의 성지순례를 중단하고 국제선 항공편을 모두 끊었다.
이어 영화관과 결혼식장, 행사를 할 수 있는 호텔의 홀 영업도 금지했고 프로축구리그도 일정을 미뤘다.
또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아파 무슬림 거주지역인 카티프 시를 봉쇄했다.
앞서 쿠웨이트도 12일∼28일까지 카페, 식당, 쇼핑몰의 영업을 금지했다.
카타르 정부는 13일부터 영화관, 극장, 박물관, 어린이 놀이 시설, 헬스클럽, 결혼식장 영업을 무기한 중단했고 호텔에서 결혼식과 같은 사람이 모이는 각종 행사를 열지 못하도록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도 15일부터 헬스클럽, 게임장, 영화관, 테마파크, 박물관, 스포츠 경기장, 나이트클럽, 콘서트장의 문을 닫았다.
UAE 아부다비 정부도 14일 테마파크 페라리 월드와 루브르 박물관을 폐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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