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대외 도전 맞서고 정치·경제 안정시킬 특별한 지도자"
헌재, 개헌안 합헌 판결…4월 22일 국민투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면 50% 이상의 러시아인이 그에게 투표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 정치·사회 연구소 '인소마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푸틴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경우 57%가 그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현지 RBC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면 33%는 푸틴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10%는 대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또 지난 10일 하원의 개헌안 심의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의원 발렌티나 테레슈코바가 푸틴 대통령에게 2024년 대선 재출마 기회를 주자고 제안한 사실을 아는지에 대한 질문에 44%는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31%는 '상세한 것은 모르지만 대충은 들었다'고 했다.
이번 여론 조사는 지난 12일 러시아 전역의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전화 문의 방식으로 실시됐다.
인소마르 연구소의 정치분석팀 팀장 빅토르 포투렘스키는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푸틴이 (국민들 사이에서) 국제적 도전에 맞설 수 있는 러시아의 특별한 정치지도자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동시에 국내 정치·경제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정치·경제적) 안정의 보증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헌법의 3연임 금지 조항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뒤이어 2018년 재선돼 4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1월 중순 전격적으로 제안해 추진되고 있는 개헌안에는 오는 2024년 4기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테레슈코바 의원이 하원의 개헌안 심의 과정에서 제안해 하원이 해당 내용을 개헌안에 포함시켰다. 푸틴 대통령도 하원의 제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새 개헌안에도 대통령의 임기를 두 차례로 제한하는 조항이 남아 있어 기존 임기가 백지화되지 않으면 푸틴은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푸틴의 기존 네 차례 임기가 백지화되면 4기 임기가 종료되는 2024년 72세가 되는 푸틴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다.
30년 이상 권좌에 머무는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앞서 의회(상·하원)의 승인 절차를 거친 개헌안은 이날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았으며, 다음 달 22일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채택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실제로 재출마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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