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납세내역 제출 여부 포함 3월말 변론 연기…1918년 스페인독감 후 처음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구두변론 일정을 연기했다.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65세 이상이라 감염 위험이 높은 연령대에 속한다. 미 연방대법원이 공중보건상의 이유로 변론을 연기한 건 100여년만이라고 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3월 말 예정된 구두변론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은 연기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중보건상 예방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보고 구두변론 일정 조정을 위한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기 조치로 3월 말 예정돼 있던 6일간의 구두변론이 영향을 받게 되며 3월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및 납세기록 제출 여부를 두고 예정돼 있던 구두변론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공중보건상의 이유로 미 연방대법원의 변론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연방대법원은 1918년 10월 스페인 독감의 확산으로 예정돼 있던 변론이 조정된 바 있으며 1793년 8월과 1798년 8월에는 황열병 확산으로 변론 일정을 단축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공중보건상의 이유로 변론 일정을 조정하는 게 드문 일인 셈이다.
미국의 연방대법관은 9명인데 이 중 3분의 2인 6명이 65세 이상이라는 점도 구두변론 일정 연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관은 종신제인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87세로 가장 나이가 많다.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81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71세이며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69세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65세다.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닐 고서치·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50대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재택 근무가 늘어나는 등 일상의 각종 분야가 영향을 받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 참석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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