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판매량 400만대 이상 감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다국적 자동차 업체들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 부품업체들의 공급이 끊겨 생산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며 판매가 급감하고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전문 기관들은 코로나19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LMC 오토모티브는 이달 초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이동제한, 공장 가동률 하락 등을 고려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을 종전 전망치보다 4.4%(400만대) 낮은 8천640만대로 예상했다.
LMC는 또 올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 전망치도 1천650만대로 3% 하향 조정했다.
제프 슈스터 LMC 수석 부사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이달 초 이후 더 악화했다면서 전 세계와 미국의 자동차 판매 전망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아담 존스는 올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종전 전망치보다 무려 9% 낮은 1천450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 CFRA의 가렛 닐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지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 1~2월 자동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으며,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달만 보면 무려 82% 폭락했다.
미국 시애틀의 한 포드 자동차 매장의 경우 바로 옆 호텔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을 격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판매 실적이 거의 없다.
이 대리점의 캐리 웨스턴 총판매책임자는 격리 소문이 퍼진 후 거래가 실종됐다면서 고객들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격리된 호텔을 빠져나와 주위를 배회하면서 바이러스를 옮길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PSA와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오는 27일까지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유럽 공장 문을 닫는다.
PSA는 유럽 공장 인근에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지난주 미국 인디애나 공장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해당 직원의 근무 장소 주변을 소독하고 그 직원과 접촉한 다른 직원들을 자가 격리토록 했다.
포드는 3명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스페인 발렌시아의 공장의 가동을 1주일간 멈췄으며, 폴크스바겐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노조와 디트로이트의 3개 자동차업체는 최근 코로나19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털은 100명 이상의 직원을 코로나19 방역 업무에 배치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일부 업체들이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며, 자동차 판매 감소와 생산 하락은 국가 경제의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자동차 산업도 다시 빠르게 이전 모습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슈스터 LMC 수석 부사장은 "모든 것이 신속하게 제자리로 돌아오고 경제적인 기본 토대도 잘 남아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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