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총재는 "완전히 틀린 말" 반박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근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가 17일(현지시간) '제로금리'는 실수이며 정책 여력을 남겨놨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스터 총재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시장이 제 기능을 못 해 통화정책이 경제에 전파되는 메커니즘이 지장을 받을 때는 기준금리 인하의 실물경제 영향이 축소된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또 그는 "시장 기능이 개선되고 (정책이) 경제 부양에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될 때까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의 선택지를 남겨놓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지적했다.
앞서 메스터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지난 15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종전 1.00∼1.25%에서 0.00∼0.25%로 1.0%포인트 전격 인하하는 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 논의 과정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보여온 그는 0.5%포인트만 내려 정책 여력을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화력을 아껴둬야 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면서 빠른 위기 극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신속히 쓰는 게 더 낫다고 반박했다.
연준의 정책 수단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견도 있다.
노무라 증권 조던 로체스터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대응이 충분치 않다면 헬리콥터 머니 등 비전통적인 수단으로 논의의 초점이 옮겨갈 뿐"이라고 말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이코노미스트도 "신권을 찍어낼 수 있는 중앙은행들은 화력이 소진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제로 금리를 도입한 연준이 7년 뒤인 2015년에야 금리 인상에 착수한 점 등을 근거로 연준이 이번에 다시 채택한 제로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CNN 방송은 "연준이 (그때처럼 7년 뒤인) 2027년까지 금리를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사태는 (1929년) 대공황 이후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일 수 있다"고 전했다.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찰리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금리 정상화를 시도하자마자 (기업들이) 대규모 부채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 역시 연준이 곧 제로 금리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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