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임시 항공편 수요조사 마감…운항 성사 여부는 불투명
항공사, 기내 집단 감염 우려 등에 '독자적 판단 어렵다' 난색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하는 이탈리아에서 현지 교민 500여명이 귀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한인사회에 따르면 로마·밀라노 한인회가 한국행 임시 항공편 마련을 위해 15∼17일 사흘간 시행한 수요조사 결과 500여명이 탑승을 신청했다.
피해가 가장 큰 북부지역 거주 교민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업 운항이 가능할 정도로 수요는 확보됐으나 민간 차원의 임시 항공편 마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우리 국적 항공사들은 탑승자들을 상대로 사전 발열 검사 등을 한다고 해도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기내 집단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내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대체로 안정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최근 해외 입국자들이 잇달아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이탈리아와 같은 위험지역에서 오는 단체 입국자들의 격리 문제도 거론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항공사들은 정부 전세기 운항 등을 포함한 우리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적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항공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고, 정부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세기 운항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밀라노·베네치아와 인천을 오가는 우리 국적기의 정기 직항노선은 모두 일시 폐쇄된 상태다.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인천으로 들어가는 루트가 열려 있으나 프랑스와 독일 역시 바이러스가 맹렬한 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언제 하늘길이 끊길지 알 수 없다.
앞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주 비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이탈리아 상황과 관련해 "항공·교통편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전세기 투입은 현지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검토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17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만1천506명, 누적 사망자 수는 2천503명에 이른다. 누적 확진·사망자 수 모두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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