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속도 빨라지자 영국도 결국 학교 문 닫기로(종합)

입력 2020-03-19 04:33  

코로나19 확산속도 빨라지자 영국도 결국 학교 문 닫기로(종합)
영국 정부, 그동안 "적절한 때 아니다"며 휴업 결정 미뤄
확진자 700명 가까이 늘어난 2천626명…사망자 100명 넘어
코로나19 일일 검사역량 2만5천명으로 확대 추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학교 휴업 조치를 결정했다.
영국은 그동안 "과학적 조언에 따르면 아직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스페인이나 프랑스, 아일랜드 등 다른 나라와 달리 휴업 결정을 미뤄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교직원 중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자 결국 휴업을 단행하기로 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휴업 결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 전역의 모든 학교는 오는 20일부터 휴업에 들어간다. 언제 학교 문을 다시 열지는 추가로 공지하기로 했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 종사자 등 필수인력의 자녀, 취약계층 자녀 등은 예외적으로 학교에 가 보살핌을 받게 된다.
개빈 윌리엄슨 교육부 장관은 이번 휴업 조치로 인해 올해 예정된 각종 평가나 시험 등은 취소된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이제 학교를 폐쇄함으로써 (코로나19 확진자) 상승 곡선에 하방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어린이들이 집에 머물 때 코로나19에 취약한 조부모 등이 돌보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잉글랜드에 앞서 이날 오후 웨일스가 영국에서 가장 먼저 학교 휴업 조치를 발표했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뒤를 따랐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자가격리 등으로 교사와 직원의 수가 줄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학교 휴업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터전 수반은 부활절 휴일 이후에도 학교가 재개될지 확실치 않다면서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를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올해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강화한 데 이어 그동안 미뤄오던 학교 휴업까지 강행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보건부는 오전 9시(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천626명으로 전날(1천950명) 대비 676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전날 400여명에서 이날 700여명으로 확대됐다.
영국 정부는 이날까지 5만6천221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5만3천59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는 104명으로 전날 대비 32명이 증가했다.
영국 정부는 일일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2만5천명 수준까지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고 이로 인한 경제 손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5% 가까이 급락한 1.1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BBC 방송은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스페인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오는 24일 이전 귀국할 것을 당부했다.
외무부는 "스페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모든 호텔의 문을 닫기로 확정했다. 따라서 스페인에 있는 영국민은 여행사나 항공사에 연락해 이날 이전에 귀국하는 방안을 계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오는 4월 15일부터 적어도 3개월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급하지 않은 수술은 연기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3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새로운 형사재판 역시 열리지 않는다.
정부는 코로나19를 옮길 위험이 있는 사람을 경찰이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부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비상법안을 오는 19일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법안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주택 임차인들을 강제 퇴거에서 보호하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의회는 신속한 코로나19 대응 필요성을 감안해 별도 표결없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영국 이웃나라인 아일랜드는 수도 더블린에 위치한 8만명 규모의 크로크 파크 스타디움에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 검진소를 구축한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15분마다 8대의 자동차를 처리할 수 있으며, 하루에 12시간씩 일주일 내내 운영된다.
아일랜드는 오는 29일까지 모든 학교와 펍 등을 폐쇄하는 한편, 1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고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전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292명, 사망자 2명을 기록했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전날 '성 패트릭의 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달 말까지 아일랜드 내 확진자가 1만5천명에 달할 수 있으며, 이번 위기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버라드커 총리는 "지금은 (코로나19가) 급증하기 전 폭풍전야와 같다"면서도 "우리는 이를 견뎌내고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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