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긴급회견…'공공재난사태' 승인 요청

입력 2020-03-19 06:07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긴급회견…'공공재난사태' 승인 요청
"보건시스템 역부족" 정치권·국민에 협조 당부…광업에너지부 장관도 양성반응
베네수엘라에 이어 국경 폐쇄 확대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18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 대책을 설명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외에 보건·경제·법무·국방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재의 공공보건 시스템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치권과 국민에게 방역 대책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에 '공공재난사태' 선포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공재난사태' 선포는 하원과 상원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의회 승인이 이뤄지면 이 조치는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공공재난사태'가 선포되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지출 규모 최고 한도를 정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보건 분야에 대한 지출을 늘릴 수 있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취약계층과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산업 분야에 1천473억 헤알(약 37조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유동성 확대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3개월간 쿠폰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게지스 장관은 중소 의료장비 생산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 외국산 의료장비 수입 절차 간소화 등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긴급조치도 발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벤투 아우부케르키 광업에너지부 장관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사실도 공개했다.
장관급 가운데는 대통령실의 아우구스투 엘레누 국가안보실장에 이어 아우부케르키 장관이 두 번째다.
두 사람 모두 지난 7∼10일 이뤄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12일 이뤄진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의 권고에 따라 전날 한 차례 시행한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폐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베네수엘라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한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州)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물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라질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291명, 의심 환자는 8천819명이다.
전날엔 코로나19 사망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상파울루 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62세 남성이 사망했다. 이 남성은 당뇨와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외국 여행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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