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지도부, 다른 나라가 먼저 백신 개발하면 체면 구길까 걱정"
SCMP "中 과학자 1천여 명 백신 개발 매달려…9종 백신 개발 중"
(서울·홍콩=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지도부가 인민해방군(PLA) 과학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의 군과 과학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중국 지도부는 다른 나라가 먼저 백신을 개발할 경우 '체면을 구길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두 명의 군 소식통은 중국군 최고 지휘부인 중앙군사위원회가 인민해방군 과학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인민해방군 군사의학과학원에 매일 백신을 개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군 역사학자도 중앙군사위원회가 가능한 한 빨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라고 군사의학과학원을 독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겸직하고 있다.
앞서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은 지난 17일 중국 공정원 원사이자 군사의학과학원 연구원인 천웨이(陳薇)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천 소장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승인 발표는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다음 날 이뤄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H) 산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와 제약사 모더나 세러퓨틱스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시애틀의 카이저 퍼머넌트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지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이다.
SCMP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서는 1천여 명의 과학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투입됐으며, 이들은 모두 9종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유전자 백신 개발 등 5가지의 각기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다음달부터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임상시험 자원자는 18∼60세 연령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어야 한다.
중국과학원 소속 생물학자인 왕쥔즈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연구와 개발은 세계에서 가장 앞섰으며, 우리는 다른 나라에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과학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연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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