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미등기임원으로…모빌리티 등 사업목적에 추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대자동차 주주총회는 한산한 분위기에서 개최됐다.
현대차[005380]는 19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이원희 사장 주관으로 제52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전 9시부터 약 40분간 개최된 주총에 참석자는 약 140명이었다. 800석 규모 행사장에 주주들은 띄엄띄엄 앉았다.
현대차는 올해 처음 도입한 전자투표를 적극 권유하고 주총장 입구에서는 발열 체크를 했으며 TV로 주총을 볼 수 있는 대기공간도 마련했다.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등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미등기 임원이 됐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서 임기가 예정대로 16일 만료됐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012330] 등기이사직만 유지한다.
대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재경본부장이 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인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는 재선임됐다.
앞서 해외 연기금은 최은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6곳 중 5곳이, 김상현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6곳 중 4곳이 반대 입장을 냈다.
이사보수한도는 135억원으로 작년과 같게 책정됐다. 작년 집행실적은 116억원이다.
배당금은 기말 3천원으로 결정됐다. 중간 1천원을 포함하면 연 4천원이다.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현대차는 작년 초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을 처음 주재하며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지원업체로 전환 계획을 발표한 뒤 그에 맞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AI, 로보틱스, PAV(개인용 비행체),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 주총은 지난해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고배당을 요구하며 표대결을 벌여 관심이 뜨거웠다. 엘리엇은 작년 말 현대차그룹 지분을 처분하고 빠져나갔다.
다만 주총을 앞두고 주가가 7만원선이 위협받을 정도로 수직 추락한 점은 뼈아프다.
현대차는 지난해 첫 100조원 매출 달성과 전년 대비 영업이익 49% 증가라는 성과를 냈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원희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자동차 산업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부진이 지속하면서 전반적인 산업수요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환경 규제가 심화하고 미래 자동차 기술과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주주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잘 대응하는 한편 배당정책을 더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는 응원도 나왔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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