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확진자 총 900명…이동제한 불응 시 군대 동원(종합)

입력 2020-03-19 18:10   수정 2020-03-19 18:59

말레이시아 확진자 총 900명…이동제한 불응 시 군대 동원(종합)
무히딘 총리 "국가 봉쇄는 휴가 아니고 집에 있으라는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19일 말레이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만에 110명 추가돼 총 900명으로 늘었다.



무히딘 야신 총리는 2주간의 이동제한 명령 기간에 제발 집에만 있어 달라고 호소했고, 국방부 수석 장관은 이동제한 명령 준수율이 60∼70%에 불과할 경우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900명으로 늘었다며 새로 추가된 환자 가운데 63명이 2월 28일∼3월 1일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 이슬람사원에서 열린 부흥 집회 관련자들이라고 발표했다.
이 행사 참석자 1만6천여명 가운데 말레이시아인 1만여명이 그동안 역학조사를 받았고, 참석자와 접촉자 500명이 넘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34세 말레이시아인 참석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사망했다.
보건 당국은 나머지 말레이시아인 참석자 4천여명을 추적하는 중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 동안 모든 외국인의 입국 금지와 자국민 해외여행 금지 등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내에서 다른 주로 이동하는 것도 경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종교, 스포츠, 문화 활동을 포함한 단체 활동이나 모임을 전국적으로 금지했고, 필수서비스를 제외한 정부 기관과 개인 소유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
식당은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허용되고, 호텔들은 새로운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동제한 조치 첫날 현지 언론에는 공원을 돌아다니는 시민들과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 고향으로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 등이 속속 보도됐다.

무히딘 야신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2주 동안 제발 그냥 집에 있어 달라"며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 아무 데도 가지 말아야 코로나19 확산을 피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고향에 가거나,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슈퍼마켓에서 쇼핑하거나,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관광지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이동제한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제발 그대로 있어 달라. 2주만 참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가 성공하지 못하면 이동제한 조치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이동제한 조치 위반자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경찰서에는 다른 주 이동 허가를 받으려는 인파로 붐볐다.
관련법에 따라 이동제한 명령 위반 시 벌금 또는 최대 징역 2년∼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후 "이동제한 준수율이 60∼70%에 불과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군대가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찰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지만, 국민 스스로 이동제한 명령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적자원부 장관은 "이동통제 명령이 내려진 2주 동안 고용주들은 직원에게 급여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해당 기간 내내 연차를 쓰거나 무급으로 쉬라고 강요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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