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고교생 코로나19 '음성'…"검사 신뢰도 수시 점검해야"

입력 2020-03-19 16:02   수정 2020-03-19 17:35

숨진 고교생 코로나19 '음성'…"검사 신뢰도 수시 점검해야"
전문가 "영남대병원 검사실서 오염·오류 있었던 것으로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강애란 기자 =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17세 고교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최종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현행 진단검사의 신뢰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를 증폭해 확인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RT-PCR) 검사법으로 진단한다. 이 검사법은 보통 높은 정확도를 보이지만 검체 및 검사 적절성, 환자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숨진 17세 고교생의 호흡기 검체와 소변 등을 재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영남대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한 소변 검사에서는 양성 소견이 나왔었지만,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이 각각 실시한 재검사 결과는 모두 최종적으로 음성이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는 영남대병원 실험실의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중앙임상위원회 회의에 참여한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성이 나왔던 마지막 검사에 오류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RT-PCR 검사는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검체 외에 양성·음성 대조군 검사를 함께 확인한다. 양성 대조군에서는 양성, 음성 대조군에서 음성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영남대병원에서 진행한 검사에서는 대조군 검사에서도 유전자 증폭반응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방 교수는 "영남대병원에서 시행된 검사를 다시 확인한 결과 음성 대조군에서도 '양성'이 나온 것으로 보아 검사가 잘못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남대병원에서 그동안 진행된 코로나19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영남대병원의 진단검사를 잠정 중단하고, 이번 오류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만약 검사 자체에 구조적인 오류가 있다면 기존 검사들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영남대병원 진단검사 환경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를 수백만배 증폭시키는 검사다 보니 검사장에 죽어있는 바이러스 핵산이 퍼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진단검사를 할 때는 환경 소독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물량이 적정하면 이런 관리가 잘 되는데 대구의 경우 검사 건수가 많이 밀려있어 (관리가 안 돼) 환경적인 오염이 됐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는 예민한 검사기 때문에 이런 환경 소독과 검사 신뢰도를 확인하는 대조군 확인 등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검사 오류를 계기로 현재 이용 중인 진단키트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는 재차 불거진 RT-PCR 검사의 정확도 논란에 진단키트 자체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한 오류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학회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한 담화문'에서 "RT-PCR 검사는 매우 적은 양의 바이러스를 수백만배로 증폭시키는 예민한 검사"라며 "검사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하나라도 부적절하게 관리되면 잘못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대구 17세 사망자 코로나19 최종 '음성'…부검 불필요" / 연합뉴스 (Yonhapnews)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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