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가모市, 코로나19 사망 시신 처리 한계 이르자 이웃지역에 'SOS'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악의 보건·의료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실상을 그대로 전달하는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현지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18일 밤(현지시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도 바이러스 피해가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히는 베르가모시의 공동묘지 앞에 군용 트럭이 일렬로 늘어섰다.
코로나19에 희생된 망자의 시신이 밀려들어 묘지 공간이 부족해지자 관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기 위해서다.
이날 30여대의 군용차량이 동원돼 60여개에 달하는 관을 파르마, 피아첸차, 모데나 등 다른 여러 지역으로 옮겼다고 한다.
현지 많은 언론은 '이탈리아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웹사이트에 영상과 사진을 실었다.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도 베르가모가 처한 현실이 사진과 함께 퍼지며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베르가모에선 최근 일주일새 38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하루 평균 55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지 한 언론은 베르가모를 '죽음의 도시'라고 표현했다.
이곳에선 하루 24시간 화장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연일 속출하는 시신을 감당하기 벅찬 형편이다. 병원 영안실에 빈 곳이 없어 성당까지 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번 관 이송은 조르조 고리 베르가모 시장이 이웃 도시 시장들에게 "여력이 되면 도와달라"는 서한을 보낸 뒤 국방부의 협조를 받아 이뤄졌다고 한다. 여러 개의 관을 한 번에 신속하게 이송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군에 'SOS'를 친 것이다.
18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전국 누적 확진자 수는 3만5천713명, 누적 사망자 수는 2천978명에 이른다. 하루 사이에 추가된 확진자는 4천207명, 사망자는 475명이다. 하루 기준 신규 사망자 규모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보고된 기록까지 넘어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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