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되면 곧바로 달러공급"(종합)

입력 2020-03-20 10:16   수정 2020-03-20 10:29

이주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되면 곧바로 달러공급"(종합)
"시장불안 완화에 기여 기대…韓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
"파월 의장과 수시로 의사소통…신속한 체결에 도움 됐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서가 작성되면 곧바로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국내 외환시장 불안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으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그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달러화 부족에 따른 환율 상승 등의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 부족 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고, 한국으로서도 달러화 공급이 아주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은은 계약 체결을 합의한 것이고, 이제 계약서 작성에 들어갈 것"이라며 "계약서가 작성되면 곧바로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조건이나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고려사항이 있어 계약 체결 때까진 시차가 있겠지만, 2008년 체결 전례가 있기 때문에 과거보단 시일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계약기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6개월 간 시장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2008년 때도 계약이 1년 3개월가량 존속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스와프 계약은 달러화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라며 "금융위기로 가는 것은 또 다른 상황이고, (그런 상황이 오면) 연준은 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된 게 연준과의 신속한 합의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 파월 의장과 양자회담을 한 사실을 언급하고 "한국의 금융시장 상황,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영향 등 한국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고, 한국의 시장 상황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결제은행(BIS) 이사회의 같은 멤버다 보니 파월 의장과는 늘 접촉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며칠 사이 실무협의가 상당히 빠른 시일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관계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인 것은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며 "파월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대해 대단히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화 스와프와는 별개로 국내 외환보유액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이 총재는 역설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몇 가지 기준을 적용해 보더라도 지금 수준은 대체로 적정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은행자본확충펀드 필요성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엄중하다고 본다"면서도 "현재 은행의 자본 상황은 양호하다. 거기까지 갈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지금은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중요하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채에 대해선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쓸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준비해놓고 상황에 맞게 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과 연준은 전날 오후 600억달러 상당의 양자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최소 6개월(2020년 9월 19일)이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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