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지사 쿠오모, 코로나19 대응서 트럼프 대항마 부상"

입력 2020-03-20 16:03   수정 2020-03-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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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지사 쿠오모, 코로나19 대응서 트럼프 대항마 부상"
팬클럽 생기고 트럼프 변호사도 '호평'…일일 브리핑 '꼭 봐야하는 프로그램'으로
16일 친동생인 CNN앵커와 방송 중 사적인 설전 영상 조회수 200만 넘어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미국 내 핵심 인물로 각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쿠오모 주지사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정부에 대해 보이는 사실적이고 꾸짖는 듯한 태도는 종종 무계획적이고 과장된 트럼프 대통령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전했다.
뉴욕주는 이날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미국 주 중에서 가장 많은 5천298명에 달할 정도로 미국 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지로 불린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나는 내 딸들에게 위험과 보상에 근거해 결정하라고 한다"며 "봄 방학에 젊은이들이 무리 지어 외출하는 것은 너무 우둔하고 무모한 짓이다. 집에 있어라. 확산을 막아라. 생명을 구하라"고 말했다.
뉴욕주는 민간 검사소에 코로나19 검사 권한을 주고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하고 있다. 또 비(非)필수 사업체와 가게의 최소 직원 75%를 자택에 머물게 했다.
매일 브리핑과 수차례의 언론 출연을 통해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주요 인사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고 AP는 평가했다.

AP는 쿠오모가 감염병 확산에 따라 학교와 스포츠 행사, 많은 군중이 없는 미국인의 삶을 재조정하도록 강요하면서 주목받는 여러 주지사 중 한 명이지만, TV로 방영되는 그의 일일 브리핑은 '꼭 봐야 하는' 프로그램이 됐다고 전했다.
이런 그의 등장은 상대 진영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하는 브리핑에서 계속 감명받고 있다"며 "비슷하게도, 나의 주지사 쿠오모도 우리에게 잘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홀딱 반했다'는 트위터 글로 가득 찬 예기치 못한 온라인 팬클럽도 생겨났다.
이는 민주당세가 압도적인 뉴욕주에서 세 번째 임기를 맞는 그에게는 주목할 만한 신호라고 AP는 평가했다. 쿠오모는 종종 중도적 입장을 견지해 민주당의 근간을 이루는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은 적이 없다. 그는 두 번이나 대선 출마를 고려했지만 선거운동을 한 적은 없다.
이번 주 쿠오모 주지사의 활약은 '총사령관'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또 다른 뉴욕의 정치인이 국가적 무대를 어떻게 지휘했는지를 보여줬다고 AP는 밝혔다.

조지 아츠 뉴욕 민주당 자문위원은 "사람들은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그것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평가에도 쿠오모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망설이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A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쿠오모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하자 쿠오모는 "내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아니다. 당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 당신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쿠오모는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해 "가장 좋은 소식은 연방정부가 이제 정말 이 일을 했다는 것"이라며 "나는 대통령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서 국가와 국민과 이 나라를 돕는다면 나는 100% 손을 내밀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오모는 매우 관대하다"고 화답했다.

한편 지난 16일 코로나19 대응책을 소개하기 위해 CNN 앵커인 친동생 크리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쿠오모 주지사가 방송 중에 동생과 '사담'을 나눈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넘기는 등 미 시청자들에게 화제를 불러모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야간 통행금지 여부' 등 대책을 한창 설명하다 불쑥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통금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항상 시간을 정해줬는데 분개했었다"고 했고, 동생은 "어머니께 전화 좀 드리라"면서 면박을 줬다.
이들은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이들의 대화를 놓고 앵커가 방송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눠도 되는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쿠오모 주지사의 인기가 오르면서 이날 대화도 화제가 되고 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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