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일본산 아비간 200만개·말라리아약 300만개 준비"
대한항공, 자카르타 노선 이어 발리 노선도 운항 전면 중단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일 오후 60명 추가돼 총 36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도 32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 대변인 아흐마드 유리안토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 가운데 215명이 수도 자카르타 주민이다.
서자바 41명, 동자바 15명, 중부자바 12명, 동칼리만탄 10명, 발리·족자카르타·리아우제도 각 4명 등이고 나머지는 여러 섬에서 발생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2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표된 뒤 계속 늘고 있다.
부디 카르야 수마디 교통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비마 아르야 수기아르토 보고르 시장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19 감염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신속검사를 시행하라. 더 많은 진단 진단키트를 배포하고, 실험실을 늘리라"고 지시한 만큼 확진자 수가 더 빨리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천만명에 달하지만, 전날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약 1천600명에 불과했다.
유리안토 정부 대변인은 "오늘 오후부터 자카르타 남부지역을 우선해서 대량 검사를 시작했다"며 "혈액과 진단 장비를 사용하면 2분이면 결과가 나온다. 우리는 100만 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근접 접촉자 등 60만명∼70만명의 우선 검사 대상자가 있고, 이들 가정을 가가호호 방문해 검사한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도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아직 코로나19 백신은 없지만, 일본 회사가 만든 아비간 5천개를 가져왔고, 200만개를 더 주문하는 중이다. 말라리아약 300만개도 준비했다"며 "이는 정부가 코로나19에 가만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의 자회사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일본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아비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 정부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유숩 칼라 적십자 인도네시아 회장 등은 '봉쇄'(lockdown)와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단행하라고 촉구한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현재까지 "집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예배하며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강조할 뿐, 봉쇄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날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이슬람사원인 자카르타 이스티크랄 모스크는 '금요 합동예배'를 2주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모스크에서는 합동예배를 진행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유튜브로 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안게임 등에 사용한) 운동 선수촌을 코로나19 비상 병원 겸 격리장소로 내일부터 활용할 것"이라며 "갈랑섬에 짓고 있는 격리시설은 28일까지 완성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달 6일부터 4월 25일까지 인천∼자카르타 노선(주7회) 운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인천∼발리 노선(주9회)도 4월 30일까지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날부터 모든 외국인의 무비자 입국·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발리를 오가는 탑승객이 더 줄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3일 새벽 발리발 인천행 여객기를 마지막으로 띄우고 발리 노선을 4월 말까지 중단한다.
대한항공은 발리 노선 기존 예약자들을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인천∼발리 노선 등으로 변경해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승객 급감에도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3회로 줄여서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한국노선을 막지 않는 한 계속 운항하겠다며 A350(311석) 여객기를 띄우고 있다.
자카르타발 인천행은 평균 예약률이 68%이지만 인천발 자카르타행은 18%에 불과하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자카르타행 여객기에는 311석 가운데 통상 50여명만 타는 셈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