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유럽인 태우러 간 전세기, 과야킬 공항서 착륙 실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에콰도르 제2의 도시가 공항 활주로를 봉쇄해 유럽 정부가 보낸 전세기 착륙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가 에콰도르 과야킬에 고립된 유럽연합(EU) 국민 190명을 데려오기 위해 보낸 전세기가 전날 공항에 착륙하지 못했다.
과야킬 시 당국이 항공기 착륙을 막기 위해 활주로에 차량들을 세워뒀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정부의 허가를 받고 출발했던 스페인 전세기는 결국 수도 키토에 대신 착륙했다.
에콰도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들어오는 국제선 항공편이 없어 사실상 출국도 막힌 상태라 각국 외국인이 발이 묶였다.
이베리아항공의 전세기는 승무원만 탄 빈 비행기로 과야킬에 와서 유럽인들을 태워갈 예정이었으나 에콰도르 제 2도시 과야킬이 정부 방침을 어기고 전세기 착륙을 물리적으로 막는 돌발 행동을 한 것이다.
자신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신티아 비테리 과야킬 시장은 마드리드에서 출발한 (승무원) 11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다며 "내겐 과야킬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역시 과야킬로 유럽 승객들을 태우러 오던 KLM 항공기도 항로를 변경했다.
EU는 에콰도르 정부에 전세기 착륙을 보장하라고 요청했고, 에콰도르 정부는 과야킬 지방 정부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21일 다시 과야킬로 전세기를 보내 EU 국민을 데려올 예정이다.
에콰도르엔 현재까지 36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중 174명이 과야킬에서 확진을 받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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