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전문가 인용 보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의 확장정책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향후 중국이 일대일로에서 보건 분야를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확산한 코로나19는 이후 중국 전역과 동아시아로 번졌다. 또 일대일로 참여국인 중동의 이란, 유럽의 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늘어났고 이제 전 세계로 퍼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의료진·학자들이 유럽·아프리카·아시아 국가 관리들과의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 2천만 달러(약 249억원) 기부 의사를 밝히는 한편, 이란·이라크·이탈리아 등에 의료진을 보내고 파키스탄·라오스·필리핀에 방호물자를 보내는 등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유럽 주요국 가운데 유일한 일대일로 참여국인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건강 실크로드'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탈리아에 시급한 의료전문가팀을 추가로 파견하고 의료 물자 지원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마트 퍼헨은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무사히 헤쳐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세계 공공선에 대한 관대한 기여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거대한 선전작업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중국은 일대일로를 이러한 공공외교 노력 확장을 위한 자연스러운 플랫폼으로 볼 것"이라면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일대일로는 연결을 통한 이익을 강조하는 반면, 코로나19는 연결의 위험성과 약점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근본적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제정치학자인 팡중잉은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일대일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일대일로의 지속가능성이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또 "코로나19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세계 공급체인 및 연결성에 지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협력은 임시적이고 시급한 것이다. 질병이 잡힌 뒤 일대일로를 보건 분야로 확대할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들의 공중보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우선 사항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세계 공중보건 분야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구의 설립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면서 "조정 기능뿐만 아니라 긴급자금과 백신 등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분석가 윈쑨은 "중국은 일대일로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나라들에 계속 의료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는 중국의 리더십과 책임감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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