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곳에서 정치 권하는 연락왔지만 모두 거절…더 성찰하겠다"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이제 바이러스 방역과 함께 '경제방역'에도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장기화될 우려가 큰 경제위기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분들이 더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은 어려울 때일수록 뛰어난 시민의식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우리 대응 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이번 대응에서 우리 경쟁력이 입증된 디지털과 결합한 교육·의료·바이오를 세계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국격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는 김용진 전 기재부 차관, 김영문 전 관세청장 등 부총리 시절 함께 일한 인연이 있는 총선 출마자 3명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한 근황을 전하면서, 여러 곳에서 제의받은 정치 참여 권유를 거절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총선 출마 등 정치 참여, 후원회장 수락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고 의견을 주셨다"며 "제게도 여러 곳에서 정치를 권하는 연락이 왔지만, 모두 거절하는 양해의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34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제도권 정치를 가까이서 경험하면서 정치는 시대적 소명 의식, 책임감, 문제해결 대안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 느꼈다"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도 안 되는 것이 정치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직생활 내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이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관직을 더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자 염치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총리를 그만둔 뒤 제의받은 여러 자리도 같은 이유로 모두 사양했다. 당분간 더 성찰하고자 한다"며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경제나 사회구조적 문제를 쾌도난마처럼 해결할 수 있는 해법과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하다. 더 고민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그동안 공직자와 전문가들과 대안을 찾는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삶의 현장에서 기업인, 자영업자, 청년, 농민 등과 호흡하며 찾아보려 한다"며 "부총리를 그만두고 지방 여러 곳을 다니며 우리 사회의 상생과 통합의 길도 제도권 정치보다 생활 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실제 민생 주체들과 함께하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생각해본다"며 "공감, 공유, 연대를 기본 철학으로 하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최근 만든 것도 이런 취지다. 작더라도 실천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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