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대통령, '전염병 위기 돕겠다'는 미국에 "거짓말" 일축

입력 2020-03-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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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대통령, '전염병 위기 돕겠다'는 미국에 "거짓말" 일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열린 내각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처한 이란을 돕겠다는 미국의 제안은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불법적이고 악랄한 경제 테러리즘(제재)으로 이란의 경제가 정상 상황이 아니고 의약품 수입도 어렵다"라며 "이런 일을 저지른 미국이 이제 와서 우리를 돕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을 돕겠다는 그들의 언사는 마치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우물을 막은 뒤 '네가 목이 마른 것을 안다'라면서 흙탕물이 담긴 잔을 공짜로 주겠다는 행태다"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주는 흙탕물이 필요 없다"라며 "이란 국민은 조급해하지 않고 두 발로 스스로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미국이 여러 차례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라며 "그들이 제공하는 약이 바이러스를 이란에 더 퍼뜨리는 방법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그 바이러스(코로나19)를 이란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는 터다"라며 "그들이 이란에 의료진을 보낸다면 아마 바이러스의 독성이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려는 목적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오늘날 이란에 가장 사악한 적은 미국이다"라며 "그들은 뻔뻔하고, 탐욕스럽고 거짓을 일삼는 사기꾼이나 다름없다"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제안했다는 지원에 대해 그는 "매우 기이하다"라며 "그들 자신도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는 데 약과 의료진이 부족한 마당에 우리를 돕겠다고 하니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도울 여력이 있으면 미국 국민에게나 쓰라"라며 "이란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과 같은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 등을 돕는 일에 열려 있다면서 이들 국가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표는 19일 "이란에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외교 통로로 제안했으나 바로 거절하더라"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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