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채널4 방송 공동 취재…"성매매 여성 100명 이상 활동"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포럼)에서 성매매와 성희롱이 만연해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971년 창설된 다보스포럼에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지도자와 정치인, 왕족, 관료, 기업인, 유명인사 등 수천 명이 참석한다.
올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 공식 초청받은 3천명의 유명 인사가 다보스포럼을 찾았다.
이와 별도로 사업 및 인적 교류 등의 목적으로 3만여명이 별다른 초청 없이 다보스를 방문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채널4 방송은 공동 취재를 통해 다보스포럼에서 벌어진 성차별과 성희롱 실태를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경찰은 성매매가 합법인 이곳에서 적어도 100명 이상의 성매매 여성들이 포럼 기간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포럼 공식 운전사 중 한 명은 대표단이 머무는 호텔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성매매 여성을 태웠으며, 이 여성은 자기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성과 잠자리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가 통제하는 국부펀드인 '러시아 다이렉트 인베스트먼트 펀드'가 주최한 파티에서는 8명의 모델이 500 파운드(약 75만원)를 받고 접대부로 고용됐다.
이들 모델은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파티에 동원됐다.
더타임스는 대표단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자주 드나드는 호텔 바에서 한 여성이 남자와 함께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두 번이나 목격했다.
이 여성의 '매니저'라고 밝힌 한 남성은 해당 여성이 돈을 받고 성적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다보스포럼 측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 기업인 등에게 혼자서 각종 이벤트나 파티 등에 참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다보스포럼 대변인은 주최 측이 희롱 등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지만,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리는 공식 행사 외에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유명 성평등 활동가로 매년 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게리 바커는 "주최 측이 공식 석상은 물론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대표단 등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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