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후원사 삼성전자, 한일갈등 이어 연기까지 도쿄올림픽 '난감'
8K TV 개화기 지연 불가피…코로나19 악재 속 반등 기회도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연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공장 가동 중단, 판매 감소 등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스포츠 특수'로 반등을 노릴 만 했으나 그 기회마저 사라질 위기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은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이다. IOC는 분야별로 TOP 기업을 1개만 선정해서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를 시작으로 1997년 IOC와 TOP 계약을 이어가며 30여년 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올림픽이 열리기 수개월 전부터 광고·마케팅에 열을 올리겠지만,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도 벌이지 못했다.
그러다 도쿄올림픽이 임박한 시기에 와서는 코로나19로 올림픽이 연기될 상황까지 맞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폰 '갤럭시S20플러스' 도쿄올림픽 특별판을 공개했다. 이 특별판 제품과 갤럭시Z플립 등을 도쿄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으나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등 세계적인 대형 스포츠 행사로 '8K TV' 시대가 본격 개화할 것이라는 글로벌 전자업계의 기대감도 가라앉고 있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시기에는 TV 등 가전 판매량이 늘기 때문에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일제히 도쿄올림픽을 8K TV 기술력을 선보일 장으로 보고 야심차게 준비해왔다.
일본 NHK방송국이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8K 카메라가 있는 헬기로 촬영·중계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행사가 연기 또는 취소되면 8K TV 개화기도 그만큼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최근 일본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도쿄올림픽에서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었다.
소니, 샤프 등 일본 업체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간 TV 출하량이 200∼500만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축구리그 등 각종 대회가 중단되면서 대회를 후원하는 현대자동차, LG전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073240] 등의 마케팅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 연간 마케팅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며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정상화하는 데 얼마나 걸릴 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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