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억제책으로 봉쇄령 발표, 불안감도 표출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정부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책으로 전국 봉쇄령을 발표한 직후 슈퍼마켓은 물론 주류상점과 총포상들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2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역 슈퍼마켓과 주류상점의 이날 매출은 총 1억1천100만 뉴질랜드 달러(약 807억 원)로 작년 같은 날 매출보다 157% 증가했다.
특히 주류상점들의 매출은 1천800%나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국의 매출도 전년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식료품, 주류, 약품의 매출은 코로나19가 지구촌을 위협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오다 이날 정점을 찍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숙박업소, 식당, 카페, 바 등의 매출이 지난주부터 30~40%씩 곤두박질치고 영화관을 찾는 손님이 60% 이상 줄어든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봉쇄령이 발표된 이 날 뜻밖에 많은 손님이 몰린 또 다른 곳은 총포상들이었다. 사냥총과 탄약 등을 파는 오클랜드 지역 총포상에는 고객들이 몰려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목격됐다.
한 시민은 총포상에 늘어선 줄이 마치 식료품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총을 사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불안감을 느꼈다며 "지금은 총을 살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총포상에 고객들이 몰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시민이 사재기 대열에 나선 건 저신다 아던 총리가 이틀 전 코로나19 경보체제 도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전국 봉쇄령을 발표한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뉴질랜드는 25일 자정을 기해 각급 학교와 공공시설, 상당수 기업이 문을 닫고 모든 국민이 4주 동안 자택에 머무는 봉쇄령에 들어간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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