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확진 1천788명·사망 58명…카메룬 재즈 스타 마누 디방고 숨져
박종대 대사, 한국 코로나19 신속대응 관련 인터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통행제한령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재기가 또다시 벌어졌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저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26일 밤 12시부터 3주간 통행 제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담화에서 슈퍼마켓, 주유소, 은행 등 필수사업장은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담화가 있던 날 밤부터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시내 대형마트에서는 매대에 가득했던 빵이 동나는 등 식료품부터 '싹쓸이' 현상이 벌어졌다.
24일 오전 역시 프리토리아 교외 실버레이크 골프장 인근 대형마트 '마크로'에서도 아침부터 생필품 등을 미리 사두려는 이들로 이례적으로 북적거렸다.
이 매장 앞에는 긴 줄이 400∼500m 정도 섰고 거리를 확보하려고 물건을 산 사람이 매장에서 나오면 다시 일부만 들여보내는 식으로 출입을 통제했다.
중산층이 즐겨 찾는 프리미엄 대형마트 '울워스'에서도 채소, 달걀, 육류 등의 매대가 싹 비거나 일부만 듬성듬성 있었다.
연료로 쓸 액화석유가스(LPG)통을 미리 충전하려는 사람들로 주유소도 붐볐다.
남아공은 이미 1인당 생필품 제한 구매가 이뤄지는데도 사재기를 막을 수 없었다.
지난 15일 라마포사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할 때도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자 생필품 구매를 제한하고 생산자의 무리한 가격 인상을 막았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번 통행제한 조치가 불가피한 이유로 에이즈 바이러스(HIV), 결핵(TB) 등에 대한 면역이 잘 안 돼 있고, 빈곤과 영양실조 현상이 상당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모든 남아공인은 향후 3주간 보건소 직원, 보안산업 근로자, 식료품·전력·의료제품 생산과 분배에 관련된 직원 등을 제외하고는 집안에 머물러야 한다.
개인은 의약품이나 식량을 사러 갈 때 등 극히 엄격한 조건에서만 외출이 허용될 예정이다.
남아공 경제가 이미 침체한 터라 이번 통행제한령으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인구의 30%에 달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극빈층과 소상공인 등에게 경제 원조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부 은행은 중소기업과 학생에 대해 3개월 동안 대출 상환을 유예했다.
로이터통신은 라마포사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인명피해가 나기 전에 신속히 통행제한 조처를 결단한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남아공 확진자는 24일 기준 554명으로 전날보다 152명이 증가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4일 기준 아프리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788명이고 발병국가는 전체 54개국 중 43개국이라고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사망자는 13개국에서 58명이 나왔다.
카메룬의 재즈 색소폰연주자 마누 디방고(86)도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24일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프리카가 낳은 재즈 스타 디방고는 1972년도 싱글 음반 '소울 마코사(Soul Makossa)'로 유명하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하기 직전 박종대 주남아공 한국대사는 현지 24시간 뉴스채널 eNCA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드라이브 스루' 등 혁신적 방법으로 단기간에 30만 건 이상의 코로나19 검사를 한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대사는 앞서 이날 프리토리아 최대 일간지 프리토리아뉴스와 인터뷰에서도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상황을 상세히 알렸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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