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지사 "내 모친은 소모품 아냐"…'노인 생명 경시' 비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 부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제 회복을 위해 노인들이 기꺼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의 강경 보수파인 댄 패트릭 부지사는 코로나19는 두렵지 않지만, 자택 대피령과 경제난이 미국인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 두렵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패트릭 부지사는 전날 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다음 주면 70살이 된다고 소개하면서 "미국을 지키고, 아이들과 손자들을 지키기 위한 대가로 노인들이 기꺼이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나는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그는 "70세 이상 노인들은 자신을 돌볼 것"이라며 "일터로, 일상으로 돌아가자. (코로나19 때문에) 나라를 희생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패트릭 부지사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업무에 복귀해야 하고, 국민은 일터로 돌아오길 원한다"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미국 경제를 위해 각종 영업 중단 또는 폐쇄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인데, 패트릭 부지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 19에 취약한 노인들이 희생하더라도 이를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패트릭 부지사의 이러한 주장은 '노인 생명 경시' 논란을 불러왔다.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의 모친과 당신의 모친은 소모품이 아니"라며 "우리는 인간의 생명에 달러 가격을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출신의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도 "이런 바보 같은 말은 텍사스에서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죽일 것"이라며 "우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텍사스주 전역에 자택 대피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텍사스주의 오스틴과 댈러스 등 일부 지역은 자체적으로 대피령을 발동했지만, 텍사스주는 아직 주 전역에 자택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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