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8일간 검사실적, 한국 8주치 넘어서" 조정관 발언에 반색…"엄청난 전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미국의 지난 8일간 검사 실적이 한국의 8주간 수치를 넘어섰다는 설명에 반색하며 연거푸 자랑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코로나 19 검사가 한국보다 더 낫다는 주장도 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및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인사들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폭스뉴스와 가진 화상 타운홀 미팅 형식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민에게 잠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마도 오늘까지 미국이 지난 8일간, 한국이 8주간 진행한 것보다 더 많은 검사를 했다. 지난 8일간 우리는 한국보다 더 많은 검사를 했다. 이는 우리가 검사 과정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처 알지 못했다"고 솔깃해하며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짧은 기간에 한국보다 더 많은 검사를 했다는 데 대해 방금 처음 그 숫자를 들었다"며 벅스 조정관에게 "다시 한번 말해줬으면 좋겠다. 큰 숫자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검사 실적 증가를 거듭 '홍보'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짧은 기간에 한국보다 더 많이 했다. 우리는 한국보다 큰 차이로 더 많이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숫자가 어느 정도 되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벅스 조정관은 한국은 29만건 정도에 대한 검사를 해왔고, 미국은 30만건보다 훨씬 많이 했다며 "우리는 지난 7∼8일간 이만큼 달성했다. 우리는 더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한국이 8주간 한 것보다 8일간 더 많은 검사를 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건 중요하다"며 "그리고 우리의 검사가 더 좋다. 대단히 정교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면 나도 검사를 받았다. 그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며 "우리는 매우 조만간 훨씬 더 간단해진 검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좋은 검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8일 동안 (한국보다) 더 많이 했다"며 "아무도 그것을 모른다. 나도 방금 몇 분 전에 그 숫자를 들었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매우 인상 깊다"라고 덧붙였다.
이 주제는 몇시간 후 진행된 코로나19 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등장했다.
벅스 조정관은 "우리는 기록적 속도로 검사를 가속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37만건의 검사를 했으며 이 가운데 다수인 22만건 이상이 지난 8일간에 이뤄졌다"며 이는 한국이 8주간 한 수치에 맞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특별한 무언가가 일어났다', '진짜 잘했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한국에 관해 계속 (검사 현황 등을) 들어왔다. 그들은 초기에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우리는 8일 동안 그들이 8주간 한 것보다 더 많은 검사를 하고 있다. 이는 엄청난 전환"이라며 이 얘기를 또 꺼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검사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매일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검사에 대해 '매우 정교하고 고품질의 검사'라며 "그것은 또한 최고의 검사로 간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벅스 조정관이 거론한 한국의 검사 수치들이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등은 불분명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3월 25일 0시를 기준으로 한국의 검사 누계는 35만7천896건이다.
미국은 코로나19 국면 초기에 진단키트 부족 및 검사 능력 부족 등으로 비판론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나 의회 청문회 등에서 한국과 비교해 미국의 검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한국은 검사 수준이 높은 나라의 하나로 평가받아왔다면서 이날 공개된 통계가 미국의 검사가 최근 의미 있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의 검사 능력 부족 등으로 코너에 몰리다 최근 들어 검사 상황이 개선되자 '한국의 검사 수치를 능가했다'는 점을 내세워 반전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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