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가이드라인을 조기 해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셧다운(폐쇄 정책)은 6∼10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게이츠는 24일(현지시간) 지식 콘퍼런스 테드 커넥츠(TED Connects) 강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이후 폐쇄 정책에 의한 경제 위축과 코로나19 확산 억제 정책 간의 절충점이 있는지 질문을 받자 "절충점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정치인이 있다는 이유로 시신 더미는 무시한 채 사람들에게 식당에도 가고, 집도 사라고 말하는 것은 냉정하다"면서 이름까지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꼬집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 문제를 거론하면서 오는 30일 기한이 다가오는 가이드라인의 완화 등을 통해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기를 바란다는 식의 의사를 최근 내비쳤다.
그는 24일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나는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이 나라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도록 열고 싶다"고 말했다. 출근과 외식 자제 등의 내용을 담은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지난 16일 발표된 만큼 만일 내달 12일 전에 완화되면 현재의 셧다운 정책은 약 시행 4주 만에 바뀌게 되는 셈이다.
또 게이츠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과 관련해 "미국은 셧다운 없이 코로나19를 통제할 기회를 놓쳤다"며 "셧다운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민첩하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이 경고 통지를 받았어야 하는 시기는 올해 1월이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능력 확충이 시급하다며 "검사가 체계화되고 우선시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게이츠는 오래전부터 바이러스에 의한 위험을 경고하면서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따 만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전염병 퇴치, 개발도상국 공공의료 개선 등 사업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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