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국민 혼란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발언"…탄핵 추진도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서 대통령 퇴진 촉구 냄비 시위 8일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성향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반적인 상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TV·라디오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와 영업활동 금지, 학교 폐쇄 등을 결정한 주지사들을 비판하면서 "대규모 감금을 끝내고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감기의 한 종류로 표현하면서 "언론이 패닉과 히스테리를 확산하고 있다"며 언론에 공격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에 역행하는 것으로 브라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으며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비 아우콜룸브리 상원의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브라질은 진지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 주지사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탄핵 추진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충격을 과소평가하고 안이하게 대처한 데다 언론에 화살을 돌리는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 15일에는 보건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를 무시하고 친정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CCTV 확인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소한 272명과 악수 등 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이 보건부의 지침을 어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7일부터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냄비 시위는 이날까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여론도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8∼20일 1천558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 설문조사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5%, 부정적 33%, 보통 26%로 나왔다.
이는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이나 주지사들에 대한 평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뒤처지는 것이다.
만데타 장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5%, 부정적 12%, 보통 31%였다. 주지사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평균치가 54%로 나왔다.
브라질에서는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2천201명, 사망자는 46명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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