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특수도 사라진 기업들…삼성 "도쿄올림픽 연기 존중"

입력 2020-03-25 15:48   수정 2020-03-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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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특수도 사라진 기업들…삼성 "도쿄올림픽 연기 존중"
공식 후원사 삼성전자 "안전한 올림픽 위해 긴밀히 협력"
8K TV, 5G 스마트폰 등 마케팅 전략 차질…유럽 축구리그도 중단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7월에 개막할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끝내 연기되면서 '스포츠 특수'를 기대하던 기업들이 직·간접적 타격을 입게 됐다.
도쿄올림픽을 비롯해 올해 예정된 대형 스포츠 행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연기·취소되고 있어 홍보·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데다, 중장기적으로도 세계 시장 위축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연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005930]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고 마케팅 독점권을 가진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다.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됐더라도 IOC에 환불 요청 등은 하지 않고 그대로 후원사로 남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랜 기간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로서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기억에 남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IOC·조직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를 시작으로 1997년 IOC와 TOP 계약을 이어가며 30여년 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개한 스마트폰 '갤럭시S20플러스' 도쿄올림픽 특별판을 비롯해 갤럭시Z플립, TV 주력 상품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8K TV 등을 도쿄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으나 도쿄올림픽 연기로 계획이 무산됐다.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광고·마케팅 프로젝트 차질 등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격화한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도쿄올림픽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결국 연기까지 되면서 독점 마케팅 권한을 활용하지 못해 여러모로 가장 난처한 처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이 초고화질 8K TV와 5세대 이동통신(5G) 대중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기대감을 키웠던 글로벌 전자업계도 찬물을 맞았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시기에 TV 등 가전 판매량이 느는 '특수'를 볼 수 있고,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8K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이 홍보의 적기였다.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올림픽을 전후로 일본 시장에서 8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던 LG전자[066570]도 관련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5세대 이동통신(5G) 경쟁을 벌이던 스마트폰 업체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선보일 장이 사라질 뿐 아니라 8K TV와 5G 상용화 시기가 도쿄올림픽 연기로 그만큼 늦어지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전 세계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해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수요가 예전처럼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도쿄올림픽 외에 다른 스포츠 이벤트들도 줄줄이 연기·중단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금호타이어[073240]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04 레버쿠젠을 후원하고 있으나 해당 리그들이 모두 중단됐다.
기아자동차[000270]와 한국타이어 역시 공식 후원하는 '유로파리그'가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와 수출할 것 없이 모두 막힌 자동차 업계는 스포츠 마케팅까지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스포츠 행사 무산이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림픽 시즌에 집행할 예정이었던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다른 분야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대응 전략을 어떻게 재수립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이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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