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붕괴위기에 중국 '신차 억제 정책' 완화

입력 2020-03-26 11:52  

자동차산업 붕괴위기에 중국 '신차 억제 정책' 완화
심각한 대기오염에 도입한 제도 완화…항저우 올해 2만대 추가
포산·주하이 등 여러 도시 신차 구매 보조금 도입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자동차 산업이 궤멸적인 수준의 타격을 받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살리고자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해 도입한 신차 차량 억제 정책을 부분적으로 완화한다.
26일 중국신문사 등에 따르면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杭州)시는 자동차 소비 촉진을 위해 올해만 예외로 당초 계획보다 2만개 더 많은 자동차 신규 번호판을 발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중앙 정부 부처들은 각 지방정부가 신규 차량 번호판 규제 제한을 '최적화'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중앙정부 지침이 나온 이후 중국의 대도시가 실제로 신규 번호판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저우시의 사례를 시작으로 향후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유사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대도시는 심각한 도시 대기 오염 문제가 부상한 2010년 무렵부터 자동차 신규 번호판 규제 정책을 시작했다.
기존까지는 누구나 돈이 있으면 자동차를 살 수 있었지만 규제 도입 이후에는 매년 일정량만 공급되는 신규 번호판을 우선 갖고 있어야 차량을 사 운행할 수 있게 됐다.
베이징 등 도시는 추첨 방식으로, 상하이 등 도시는 경매 방식으로 신규 번호판을 시민들에게 배부한다.
이런 규제는 자동차 업체들의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 및 도시 교통 체증 문제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이 도시 대기 오염 악화 우려에도 자동차 소비를 늘리는 조처에 나선 것은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자동차 산업이 코로나19로 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 고조 속에서 이미 2018년과 2019년 두 해 연속 역성장했다.
이어 올해 1∼2월 누적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23만8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0% 감소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지난 2월만 놓고 보면 자동차 판매량은 31만대로 작년 동월보다 79.1% 급감했다.
대표적인 내구재인 자동차는 불황 때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는 대표적인 상품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먼저 맞는 모습이다.
자동차 신규 번호판 규제 완화에 이어 구매 보조금 정책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에 신차 구매 보조금을 활성화하라는 지침을 내린 가운데 광둥성 포산(佛山)시는 신차 구매 고객에 5천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광둥성 주하이(珠海), 후난성 창사(長沙)시도 마찬가지로 신차 구매를 하는 이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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