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플랫폼으로 차체 커지고 과속구간서 스스로 속도 줄여
(서울·양주=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기아자동차[000270]가 6년 만에 완전히 바뀐 4세대 쏘렌토로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4세대 쏘렌토는 강인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준수한 성능을 내세우며 30∼40대 '젊은 아빠'를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영업일 기준 18일 동안 2만6천대 이상 사전계약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약 60%가 30∼40대 고객으로 나타나 기아차의 이런 전략은 적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여의도 서울마리나 주차장에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한 카페까지 왕복 93㎞ 구간을 시승하며 4세대 쏘렌토의 성능과 안전·편의 사양을 시험해봤다.
실제로 4세대 쏘렌토를 보니 전면부는 신형 K5를, 후면부는 텔루라이드를 닮았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를 하나로 연결한 전면부의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는 신형 K5를, 가로형에서 세로형 디자인으로 바뀐 후미등이나 각이 많이 잡힌 후면부는 텔루라이드를 떠올리게 했다.
전체적으로 3세대 모델이 울룩불룩한 곡선으로 힘을 강조했다면, 4세대는 보다 직선을 많이 활용하면서 탄탄하고 정제된 디자인을 구현한 느낌이다.
시승용으로 제공된 차량은 4개 트림(등급) 중 가장 높은 시그니처로, 3천817만원(개별소비세 70% 감면 적용)짜리 모델이다.
차량에 오르자 부드러운 퀼팅 나파가죽 시트가 실내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다.
중앙에 설치된 10.25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와 운전석에 있는 12.3인치 LCD 클러스터는 마치 하나처럼 이어져 실내가 넓어 보였다. 운전석에서 10.25인치 디스플레이까지 손을 뻗어 기능을 조작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다이얼식으로 바뀐 변속기와 주행모드 다이얼도 실내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어색하지 않았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자 스마트스트림 D2.2 디젤 엔진과 습식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부드럽게 반응하며 속도를 냈다.
이 엔진은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킨 것으로, 현대차그룹에서 4세대 쏘렌토에 처음 적용된 것이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f·m의 힘을 낸다.
쏘렌토는 시승코스에 포함된 자유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때 가속에 무리가 없었고, 주행 내내 묵직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불편한 소음이나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차선 유지 기능은 직선 도로에서는 대체로 무난하게 작동했지만, 곡선 구간의 경사가 커지면 차선을 벗어나곤 해 완전히 의지하긴 어려웠다.
노고산 터널을 지날 땐 자동으로 외부 공기 유입방지 기능이 작동하면서 터널 안의 나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줬다.
4세대 쏘렌토에는 기존보다 똑똑해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 탑재됐다.
내비게이션 기반으로 작동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이 주행속도를 높게 설정해 놓아도 과속단속 구간에 접어들면 스스로 속도를 제한속도까지 줄여준다.
실제로 이 기능을 켜고 설정 속도를 시속 100㎞로 맞춰봤다.
정속으로 주행하던 차는 '500m 앞 단속구간'이라는 내비게이션 안내가 나오자 정말 스스로 속도를 제한속도까지 내렸다. 단속카메라를 지나친 뒤에는 다시 속도를 설정 속도까지 올렸다.
이날 시승 연비는 14.0㎞/ℓ로 공인 복합연비(13.3㎞/ℓ)보다 좋게 나왔다.
주행을 마친 뒤 차량 내부를 더 살펴봤다.
6인승 모델이어서 2열과 3열 모두 좌석이 각각 2개씩 따로 놓여 있었다.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편안한 구조로 보였다.
3열은 좌석 높이가 낮아 1·2열만큼 편하지 않겠지만, 평소엔 접어놓고 트렁크 공간을 넓게 쓰다가 필요한 경우에 펴서 사용하면 적당할 것 같았다. 버튼 하나로 2·3열 의자를 손쉽게 접을 수 있는 점도 좋아 보였다. 7인승 모델은 2열 가운데 의자가 하나 더 붙어있는 구조다.
기아차는 4세대 쏘렌토에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3세대보다 차체가 더 커졌다며 기존 중형으로 분류하던 쏘렌토를 준대형으로 불렀다.
3세대와 비교하면 전장(+10㎜)과 전폭(+10㎜), 전고(+10㎜), 휠베이스(+35㎜)가 모두 늘어났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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