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코로나19로 바이든 돌풍 주춤·노년층 투표 저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와 생명을 위협하며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간접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달 '슈퍼 화요일', '미니 화요일' 등 대형 경선을 기점으로 줄줄이 완패하며 가망성이 거의 없던 것으로 평가됐던 샌더스 의원이 코로나19로 인해 각 주가 경선을 줄줄이 미루면서 시간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경선 완승의 동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해, 코로나19로 희비 쌍곡선이 엇갈린다는 분석인 셈이다.
당장 바이든의 완승이 예상됐던 루이지애나주는 내달 4일 경선을 6월 20일로 연기했다. 지난 24일 예정됐던 조지아주 경선 역시 5월 19일로 미뤄졌다.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오는 뉴욕주는 5월 말 경선을 연기할 가능성이 크고, 펜실베이니아주 역시 6월 2일로 경선을 연기할 조짐을 보인다. 이 두 주 대의원 할당 수를 합하면 1천 명이 넘는다.
특히 내달 4일 치러지는 와이오밍, 하와이, 알래스카 경선은 샌더스 의원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이 3개 주 경선에서 모두 이긴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 3개 주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4월 7일 경선이 이어지는 위스콘신주는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이곳 경선에서 1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었다.
또 다른 변수는 코로나19 감염 공포로 바이든의 지지층인 노년층이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다중 모임이 금지되고 노년층은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다가오는 경선에서 노년층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샌더스가 바이든과 비슷한 격차를 유지하거나 심지어 이길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샌더스에게도 희망이 없지 않다는 이런 분석은 바이든이 초반 경선에서 완패하고도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반전을 보인 전례를 보면 일정 부분 가능해 보인다.
WP는 샌더스가 경선 연기 등을 통해 두 달여의 시간을 번다면 자신 역시 바이든과 같은 반전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은 이미 충분한 토론이 이뤄졌다며 4월에 샌더스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등을 통해 자신을 '그림자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인상적이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물론 샌더스가 쉽게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유권자는 후보 견해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후보를 선호하며, 이 점에서 샌더스는 왜 자신이 적합한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코로나19 위기로 샌더스는 숨통이 트였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아는 샌더스는 꿈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구명밧줄도 붙잡을 것"이라며 "기온이 오
르면서 민주당 경선 경쟁도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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