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통화서 "양국이 단결해 코로나19 맞서야"
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이해하고 있어…중국과 긴밀히 일해"
(선양·서울=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윤고은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중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에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다음날인 2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현재 미중관계는 중요한 고비에 있다"면서 "양국이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고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면서 "협력이 유일하게 정확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미국이 양국관계 개선 방면에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고,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며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충돌·대결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며 상생하는 관계를 발전시켜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남중국해·홍콩·대만 등의 이슈에서도 중국과 충돌해왔다.
시 주석은 또한 이날 통화에서 미국과의 코로나19 대응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현 상황에서 미중 양국이 단결해 코로나19에 맞서야 한다"면서 "양국 보건 부문과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국제적 확산세와 미중 방역협력과 관련해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과 조금도 남김없이 정보·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현재 어려움을 이해하며, 능력이 되는 한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전염병은 국경과 인종을 구분하지 않는 인류 공동의 적"이라면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비로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G20 정상회의 성과 실천을 강조하면서 "코로나19 대응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자"고 말했다.
이어서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각국과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면서 "방역 정보·경험 공유 및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개선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거시경제정책 협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안정과 성장유지, 민생 보호는 물론 전 세계 공급사슬의 개방·안정·안전을 확보해 나가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면서 "미중 양국이 방해되는 것을 배제하고 코로나19 대응 협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가 직접 관여하겠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의료물자 지원을 비롯해 치료약 개발 등 의료보건분야 협력 강화에 감사를 표했다는 게 신화통신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방금 시 주석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 행성의 커다란 부분을 황폐화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많은 것을 겪어냈고 그 바이러스를 강력하게 이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긴밀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의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당부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유학생을 포함한 재미 중국인을 잘 보호하겠다"고 화답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통화가 양국의 사전 약속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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