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도 8만년 전에 이미 해산물 즐겼다

입력 2020-03-27 16:35  

네안데르탈인도 8만년 전에 이미 해산물 즐겼다
포르투갈 해안 동굴서 홍합 등 해산물 유물 출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생인류와 공존하다 멸절해 화석으로만 남은 네안데르탈인이 약 8만년 전에 이미 해산물을 즐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산물에는 두뇌조직 발달을 촉진하는 오메가-3를 비롯한 지방산이 풍부하며, 당시에는 아프리카에 있던 현생 인류의 조상들만 바다에서 식량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독일 괴팅겐대학 등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대학의 화석인류학자 주앙 질랑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포르투갈 피게이라 브라바 동굴 발굴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이 동굴은 리스본에서 남쪽 약 30㎞ 떨어진 세라 다 아라비다 경사지에서 발견됐다. 현재는 바다에 바로 닿아있지만 8만년 전에는 해안에서 최대 2㎞가량 떨어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 안에서는 홍합과 물고기, 게 등 해산물과 돌고래와 바다표범을 비롯한 포유류와 물새 등의 잔해가 출토됐다.



연구팀은 이 동굴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이 육지에서의 수렵과 채집에 더해 정기적으로 홍합을 따고, 바다표범 등을 사냥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과 토륨을 이용해 동굴 내에서 석순처럼 쌓인 유석(流石)층의 연대를 추정한 결과, 이런 유물이 발견된 시기가 10만6천~8만6천년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에 정착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지금까지는 아프리카에 있던 현생인류 유적에서만 이런 정도의 해산물 섭취 증거가 나왔으며, 의문의 여지는 있지만 이런 해산물 섭취가 초기 현생인류의 인지 능력 향상을 가져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논문 공동 저자인 괴팅겐대학의 디르크 호프만 박사는 "이 주장은 현생인류 조상이 오커로 몸에 그림을 그리고 장신구를 사용하는 등 상징적 인공물 문화를 일찍 가질 수 있었던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다"면서 "이런 행동들은 상징물을 통해 추상적 사고와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현생인류가 좀 더 조직화되고 복잡한 사회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번 피게이라 브라바 동굴 발굴 결과는 해산물을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인지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이는 현생인류와 마찬가지로 네안데르탈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안데르탈인 역시 약 6만5천년 전에 이베리아반도의 동굴 세 곳에 벽화를 남겼으며, 구멍 뚫리고 채색된 조개 껍데기 유물도 네안데르탈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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