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대대적 투자 예고…"5G 기술, 코로나19 치료 현장서도 쓰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신 인프라' 건설에 나설 것을 지시했으며, 그 핵심으로 5G 네트워크 구축과 데이터 센터 건설을 지목했다.
중국 공업정부화부도 이동통신사들이 5G 네트워크 구축의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을 지시했으며, 각 지방 정부는 토지개발 계획 등을 통해 이통사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양제 회장은 5G 네트워크 구축을 '중대한 정치적 과제'로 규정하고, 1천억 위안(약 17조원)을 투자해 현재 5만 개인 5G 기지국을 올해 안에 30만 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금껏 5만 개의 5G 기지국을 공동으로 건설한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도 올해 3분기까지 25만 개의 기지국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 이통 3사는 2025년까지 1천800억 달러(약 218조원)를 모바일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90%가량을 5G 구축에 쓸 방침이다.
중국이 이처럼 5G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막대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기 부양 효과는 물론 이제 막 형성되는 5G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삼는 모바일 국제표준인 5G는 4세대 이동통신인 LTE에 비해 100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특히 사물 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시티, 가상현실, 빅데이터 등 미래 성장 산업을 구현하는 데 5G 통신망 구축은 반드시 요구돼 산업 전반에 막대한 파생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5G 네트워크 구축이 관련 산업에 불러올 파생 투자 효과가 향후 5년 내 3조5천억 위안(약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5G 네트워크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의료 현장에서도 쓰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만든 임시 병원인 훠선산(火神山),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에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의 의료진에 고화질의 의료 영상 이미지를 보내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논의했는데 이 과정에서 5G 기술이 쓰인 것이다.
또한, 5G 기술은 청소, 소독, 길 안내, 약 배달, 온도 체크 등 코로나19 대응에서 광범위하게 쓰인 로봇을 작동하는 데도 적용됐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이통사들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쳐 5G 네트워크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업난 등으로 인해 차이나모바일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 두 달 동안 800만 명 이상 감소했으며, 차이나유니콤의 가입자 수도 같은 기간 780만 명 줄어들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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