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인데…트럼프, 민주당 주지사들과 '감정싸움'

입력 2020-03-28 15:21  

코로나19 초비상인데…트럼프, 민주당 주지사들과 '감정싸움'
트럼프, 미시간·워싱턴주지사 저격…부통령에 "그들과 통화하지 말라"
해당 주지사들 "정치적 공격, 인신공격 안 돼"…바이든도 지원사격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만 명을 돌파한 초비상 시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공개적으로 감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의료장비 공급 문제 등을 놓고 빚어진 일부 주지사들과의 갈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워싱턴주와 미시간주에서 대단한 일을 해냈다"면서 그레천 휘트머(민주) 미시간 주지사를 겨냥해 "그런데 그는 '오, 그건 다 연방정부의 잘못이야'라는 말밖에 안 한다"고 공격했다.
또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도 하차한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를 향해서도 "그 주지사는 실패한 대선후보다. 여론조사에서 늘 '제로'(0)였다"라며 "그는 늘 짹짹거리기만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이 백악관의 노력에 대해 고마워하길 바란다면서 옆자리에 앉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마이크, 워싱턴 주지사에게 전화하지 말라. 시간 낭비다. 미시간에 있는 여성(휘트머 주지사)에게도 전화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 앞서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48세 여성인 휘트머 주지사를 가리켜 "우리는 그 젊은 여성 주지사와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역시 민주당 소속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인공호흡기 3만 개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데 대해서도 "인공호흡기가 3만 개, 4만 개가 필요하다고 믿을 수 없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연방정부 수장인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게 된 해당 주지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난 반복적이고 공손하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더 이상의 정치적 공격은 안 된다. 개인 보호장비와 인공호흡기, N95 마스크, 진단검사 키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증명해보라"고 적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저격'을 당한 인슬리 주지사도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의 인신공격 때문에 내가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워싱턴주 주민들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거들고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CNN 타운홀 미팅에서 "이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한 뒤 "당신의 일을 하라. 모든 것을 당신 개인의 시각에서 보지 말라"고 비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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