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스크 외교' 숨은 동기에 서구권 경계심"

입력 2020-03-29 16:04  

"중국 '마스크 외교' 숨은 동기에 서구권 경계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먼저 겪은 중국이 유럽 등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지만 서방에서는 숨은 동기에 대한 경계심이 적지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적했다.
SCMP는 29일 '중국의 '마스크 외교'는 왜 서방에서 우려를 일으키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최근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 의료진과 의료 물자를 지원하는 '마스크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자국이 이미 세계 83개국에 마스크와 코로나19 확진 검사 키트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2주 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이탈리아에 의료 전문가팀과 의료 물자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을 돕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분석가들은 이를 순수하게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SCMP는 "중국의 대응은 서방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서방의 비판자들은 중국이 우한에서 벌어진 (코로나19) 발병 초기 은폐 상황에 관한 관심을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국제관계원의 한 중국 전문가는 "도움을 받은 나라들은 베이징에 고마워할 수 있지만 그 뒤에 있는 잠재적인 정치적, 경제적 동기에 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지원 이면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한 중국의 '현명한 지도자와 성공적인 정치 체제'라는 식의 서사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자 중국은 진상 은폐와 축소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우한 봉쇄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이 성과를 보였다.
그 뒤 중국은 자국의 빠른 내부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를 도우면서 프레임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최근 "유럽이 '자선 정치'를 통한 영향력 확대 투쟁을 포함한 지정학적인 요소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의 소프트 파워 캠페인에 관한 경고음을 냈다.
다만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 중국의 움직임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리쓰메이칸대의 중국 전문가인 히로노 미와는 "과거 중국이 에볼라 발생 때 아프리카에 의료 지원을 한 것과 달리 이번 '마스크 외교'는 중국이 세계 지도력을 차지하려 한다는 가정과 종종 연결된다"며 "중국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자신의 이미지 개선을 원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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