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틈타 이탈리아 마피아 기지개 켜나…수사당국 예의주시

입력 2020-03-29 19:49  

코로나19 틈타 이탈리아 마피아 기지개 켜나…수사당국 예의주시
막강 자본력으로 기업 인수, 자영업자 등에 고리 불법 대출 우려
피자배달 위장 마약 공급 지속…경찰총수, 전국에 단속 강화 주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최근 수년간 숨을 죽이고 있던 마피아 조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재부상할 조짐을 보여 수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마피아 조직이 코로나19 위기를 악용해 조직 재건과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이탈리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국내외 마피아 조직들이 이동제한령과 비필수 업종 영업중단 등 정부의 각종 봉쇄 정책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을 경제적으로 포섭하려는 징후가 있다고 본다.
마약 유통 등으로 축적한 자본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체 인수를 시도하는 등 합법적 경제 영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신호도 감지된다.
프랑코 가브리엘리 경찰청장은 최근 전국의 마피아 조직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국 경찰에 단속 강화를 주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도 바이러스 위기 속에 경찰의 경계와 단속이 느슨해진 상황을 이용해 마피아들이 수익 기반 확대와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경고한다.
남부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범죄 행태를 고발한 책 '고모라'(2006년작)를 쓴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점을 지적했다.



그는 마피아 조직이 음성적으로 병원에 의료용 마스크를 팔고 식료품 공급망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이들의 수익이 세 배쯤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동제한령과 같은 봉쇄 정책이 의도치 않게 마약류 판매 수익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약을 찾는 사람들이 물건을 비축해두려는 경향성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더 늘었고, 이로 인해 이전보다 판매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마피아 조직들은 여전히 피자 배달 등으로 위장해 수요처에 마리화나나 헤로인, 코카인 등 각종 마약류를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봉쇄정책으로 경제적 파탄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마약 판매 등으로 불법 취득한 마피아 자금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피아 수사 전문인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할 경제 위기"라며 "음식점 등 자영업자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대규모 폐업 사태가 불가피하다"며 "업주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마피아로부터 고리의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피아 조직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막강한 자본력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사들이거나 지분을 확대해 큰 이익을 취한 바 있다. 마피아의 제도 경제권 진입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많은 전문가는 보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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