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오염 줄어…네팔, 국가봉쇄령 1주 연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스모그로 악명 높던 인도 뉴델리의 대기 질이 최근 국가 봉쇄령 이후 크게 개선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인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봉쇄령을 내린 후 산업 시설 가동과 차량 운행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오염물질 배출이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와 대기오염 조사분석 업체 '에어비주얼'(AirVisual) 등에 따르면 뉴델리의 공기질지수(AQI)는 최근 며칠간 이례적으로 '좋음'과 '보통'을 오갔다.
AQI 지수 기준은 나라마다 다른데 뉴델리의 최근 AQI가 미국, 인도 기준 모두 '보통' 이상의 공기 질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 AQI는 ▲ 좋음(0∼50) ▲ 보통(51∼100) ▲ 민감한 사람한테 건강에 해로움(101∼150) ▲ 건강에 해로움(151∼200) ▲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 위험(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인도는 해마다 겨울이면 뉴델리 등 북부를 중심으로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린다. 논밭을 태운 바람에 생긴 재에 낡은 경유차와 공장 매연, 난방·취사용 폐자재 소각 연기, 건설공사 먼지 등이 더해지면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초 뉴델리 곳곳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천㎍/㎥를 넘나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기준은 25㎍/㎥이다.
평소 뉴델리의 대기 질은 3월 들어 점차 나아지기는 하지만 대개 '해로움' 수준을 오가는 정도로 개선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올해는 이달 22일 '자발적 통행 금지' 조치에 이어 25일부터 국가봉쇄령까지 내려지면서 뉴델리의 공기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깨끗해진 것이다.
덕분에 평소에는 먹구름이 가득 낀 듯 아무것도 볼 수 없던 뉴델리의 밤하늘에도 최근 오리온 등 별자리가 선명하게 빛났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초미세먼지 농도가 예년보다 57%가량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이번 봉쇄령은 다음 달 14일까지 계속된다.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일용직 근로자 수십만명으로 인해 최근 며칠간 아수라장이 됐던 뉴델리 외곽 상황은 안정을 찾았다.
연방 정부가 주 경계 간 이동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했고, 델리 주정부 측도 이들 저소득층을 위해 음식과 주거지를 제공하겠다며 수습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우타르프라데시주 방역 당국이 뉴델리에서 돌아온 일용직 근로자들을 향해 소화전으로 화학 소독 약품을 마구 분사하는 영상이 올라와 인권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인도의 확진자 수는 29일 밤 1천명을 돌파해 30일 1천71명을 기록했다.
전날 하루 동안 늘어난 확진자는 120명가량이며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는 29명으로 집계됐다.
5명의 확진자가 나온 네팔은 국가 봉쇄 조치를 1주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네팔 정부는 29일 각료 회의를 열고 24∼31일 동안 발동된 국가 봉쇄령을 다음 달 7일까지 1주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간에는 생필품과 관련되지 않은 상점과 산업시설 등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하고 주민 외출도 제한된다.
파키스탄의 확진자 수는 30일까지 1천62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8명이다.
스리랑카의 확진자도 3명 늘어 120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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