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모스크바서만 1천226명"…발병 지역도 전국 70여 개로 확대
푸틴, 1주일간 휴무령…모스크바시, 전 주민 상대 '자가격리' 지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루 확진자 증가폭이 처음 300명대로 들어섰으며, 감염자 발생 지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30일(현지시간) "지난 하루 동안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35개 지역에서 30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누적 확진자가 1천83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만 21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전체 발병자가 1천226명으로 증가했다.
모스크바 신규 확진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17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북부 코미공화국에서도 15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으며,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8명,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7명이 각각 추가 발병했다.
전날까지 65개였던 확진자 발생 지역은 이날 71개로 늘어났으며, 일일 신규 확진자도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5일 처음으로 하루 추가 확진자가 세자릿수(163명)를 넘은 뒤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북서부 프스콥스크주에서 1명이 추가되면서 모두 9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가 아직 대책본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상당수가 집중된 모스크바시는 이날부터 모든 주민에게 자발적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긴급한 의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거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 위협이 있을 경우, 집에서 가까운 상점과 약국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러 가는 경우 외엔 집을 벗어나지 말도록 지시했다.
형식상 자발적 격리지만 당국이 이행을 강제하고 위반할 경우 행정 처벌 등이 가해지는 사실상의 의무격리에 해당하는 조치로 보인다.
이 같은 강경 조치는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의 코로나19 발병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정보 시스템(스마트 감시시스템)이 갖추어지는 대로 매일 매일 더 철저하게 (자가격리) 상황을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주도 뒤이어 같은 조치를 취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이날 부총리들과의 코로나19 대책 회의에서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가 취한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 도입을 다른 지역 정부들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 앞서 지난 25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했다.
모스크바시는 일주일간의 휴무 동안 시내 식당, 카페, 쇼핑몰(상점), 미용실, 공원을 포함한 모든 위락시설 등이 문을 닫도록 지시했다. 식료품점과 약국만 예외로 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과의 국제선 항공편 운항도 전면 중단했다.
외국에서 돌아오는 자국민과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외국인을 수송하기 위한 일부 항공편만 예외적으로 운항을 승인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더해 30일부터 육상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정부령을 발표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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