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해외 유입 증가세도 여전

입력 2020-03-30 23:29   수정 2020-03-31 13:48

또 터진 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해외 유입 증가세도 여전
대구 제2미주병원서 58명 추가 확진, 133명으로 늘어…단일병원 최대 병원감염
어제 신규 확진자 37% 해외서 들어와…사망자 4명 증가한 162명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30일 대구 달성군 제2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또다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른 해외유입 증가세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78명 늘어 총 9천661명이다. 최근 1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특히 이날 제2미주병원에서만 50여명이 확진된 점을 고려하면 며칠 내 1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제2미주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등 5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병원 확진자는 133명으로 늘었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확진자 120명)보다 많은 수치로,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병원 감염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제2미주병원(8∼11층)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대실요양병원(3∼7층) 확진자 91명을 더하면, 이 건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24명에 이른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한편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공조시스템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보다는 창문 등 환기시설이 부족한 정신병원의 특성상 환자들이 밀폐된 다인실에서 밀접 접촉하면서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만민중앙교회와 관련한 집단감염 사례는 최소 28명으로 늘었다. 이날 서울에서만 이 교회 신도 6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중 2명이 금천구 가산동 콜센터에 근무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 콜센터 직원 78명을 모두 자가격리하도록 하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 성남 은혜의강 교회와 관련해서도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75명에 이른다.
해외에서 들어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방대본 집계 기준으로 전날 추가된 신규 확진자 78명 중 29명(37.2%)이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이 중 외국인은 2명, 나머지는 내국인이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최근 300∼350건 정도 매일 공항에서 유증상으로 보고되고 있고, 그중 20∼30명 정도 확진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영국, 체코,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입국한 내·외국인이 지역사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잇따랐다.
해외 유입 환자 증가세에 따라 4월 1일 0시부터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입국 후 2주간 본인 집 또는 임시시설에서 자가격리 생활에 들어가야 한다.
정부는 2주간 입국자를 격리하는 데 1천900∼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현재 확보된 시설은 1천600명 수준으로 당장은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하기로 했다.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례가 이어지자 정부와 지자체도 강경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고도 외부활동을 한 영국인 남성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치료비를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외출한 폴란드인 남성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는 이날 하루 4명이 추가돼 162명으로 늘었다.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던 70대 남성이 숨진 데 이어 대구에서 90대 여성 2명, 60대 남성 1명이 잇따라 숨을 거뒀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기저질환 여부 등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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