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보다 나은 후보"…쿠오모 "정치 끌어들이지 말라"

입력 2020-03-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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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보다 나은 후보"…쿠오모 "정치 끌어들이지 말라"
민주경선 훈수 둬온 트럼프, 코로나국면서 쿠오모 띄우기로 바이든 힘빼기
쿠오모 "정치문제로 안엮일 것…反미국적" 응수…바이든 "선거운동 중단하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더 나은 대선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쉬운 상대'로 여겨온 '강성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은근히 '두둔'하며 민주당 유력주자 바이든 전 부통령 깎아내리기를 시도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스타'로 떠오르며 주가가 치솟은 쿠오모 주지사 띄워주기를 통해 바이든 힘빼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 대선 출마 생각이 없다고 쐐기를 박으며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 "나는 앤드루와 맞붙게 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며 "나는 앤드루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그가 '졸린 조'(조 바이든)보다 더 나은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우리에게 위대한 대통령과 유능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조 바이든이 유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이든 전 부통령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한 쿠오모 주지사와의 맞대결이 보다 힘들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오모 주지사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일정부분 자신 덕분이라고 '공치사'도 했다.
그는 "그가 성공적으로 해온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그들에게 많은 것을 보냈기 때문"이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진료소 설치와 인공호흡기 및 마스크 공급 등을 거론, "그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그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왔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문제를 갖고 정치화하지 말라고 맞섰다.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가 이뤄진 지 몇시간 만에 진행된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나는 첫날부터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과의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도전 상황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언급에 대해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나와 정치적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관한 한, 나는 대통령과 정치 문제로 엮이지 않는다. 나의 유일한 목표는 대통령과 파트너십으로 엮이는 것이다. 지금은 정치를 위한 시간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나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부적절하고 역효과만 낳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반(反)미국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잊어라. 국가적 위기이다.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정치는 없다. 극복하고 솔선수범하자"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나는 정치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그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원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나의 주를 돕는다면 나는 감사하다고 말할 것이고 뉴욕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 역시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앞서 이날 오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이제 물자를 모으고 준비를 할 시간이다. 폭풍우가 몰려오기 전에 완수하지 못하면 너무 늦게 된다.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다"며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멈추고 과학자 및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하라. 그리고 계획을 세워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죽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 일을 완수하자. 정치는 한쪽으로 치워두자"며 "노력을 배가해 당신의 일을 하라. 선거운동을 중단하라"고 반격했다고 미언론이 보도했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트럼프 대 쿠오모' 구도가 부각되면서 일각에서 대망론이 나올 정도로 쿠오모 주지사가 '트럼프 대항마'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코로나19 문제와 관련, 델라웨어 자택에서 일일 화상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반론' 개념으로 전파를 장악해온 것은 쿠오모 주지사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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