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치면 '탄핵' 등 나열되고 '황교안'은 자동완성 아예 없어 궁금증
네이버 "모든 선거 출마자 자동완성 중단"…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시행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4·15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의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을 둘러싸고 일부 네티즌들의 '정치적 편향성' 의혹 제기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미의 자동완성 문구가 검색되도록 하면서 제1야당 수장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 대해선 이 서비스 자체를 막아 놓았다는 주장이다. 온라인상에 '문재인'과 '황교안'을 각각 입력해 나타난 화면을 캡처한 사진이 유포되면서 여러 말들이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근본적으로 공정한 취급이 될 리가 없다. 아예 포털은 모두 댓글 기능뿐만 아니라 뉴스를 취급 못 하게 해야 한다"라거나 "대한민국 최대포탈이 이런 수준이라니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이용 안 하기' 운동을 해야 한다" 등의 격양된 반응이 나왔다.
이에 네이버 검색창에 '문재인'과 '황교안'이라는 단어를 직접 입력해 결과를 확인해 봤다.
확인결과 31일 기준으로 '문재인'을 입력하면 '지지율', '임기'와 같은 '중립적인' 단어 뿐 아니라 '탄핵', '조주빈'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자동완성 문구로 제시됐다. 반면 '황교안'으로 검색하면 아무런 문구가 뜨지 않았다.
또 문 대통령의 이름 석자 중 일부를 바꿔 비하하는 표현을 입력한 경우 부정적인 자동완성 문구가 나열되지만, 황교안 대표의 이름 중 일부를 바꿔 비하하는 표현을 입력하면 아무런 문구가 나오지 않았다.
왜 이처럼 논란 소지가 있는 검색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확인해보니 선거 후보에 대한 네이버의 검색어 자동완성 서비스 중단 방침이 있었다.
4·15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들에 대한 자동완성 문구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3월 28일부터 4월 15일까지 선거후보자에 대한 자동완성을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검색창 바로 아래에 뜨는데, 일부 네티즌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선거에 출마한 황 대표 이름을 검색하면 자동완성 문구가 뜨지 않지만 후보자가 아닌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동완성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나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등 총선에 출마하는 여당 측 '뉴스메이커'들에 대해서도 자동완성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선거에 불공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선거기간 중 후보자명에 대한 자동완성 문구 서비스를 중단해왔다"며 "선관위에 후보로 등록되면 곧바로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나 선거와 결코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문 대통령의 자동완성 검색어에 '탄핵'이나 '조주빈'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포함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자동완성 문구는 '사용자 입력 기반'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함께 검색하는 문구 중 빈도가 높은 순서대로 나열되는 것이지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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