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SM 오남용 주의보 발령…"임상시험 절차에 따라서만 투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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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말라리아 치료제가 되레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프랑스 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프랑스 의약품의료기기안전청(ANSM)은 30일(파리 현지시간) 말라리아 예방·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코로나19에 긴급하게 쓰이는 몇몇 의약품에 대해 오·남용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스페인 EFE통신 등이 전했다.
ANSM은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하는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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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M은 지금까지 코로나19 예방·치료제로 공식 승인받은 약물은 하나도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이유로 플라케닐(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성분 말라리아 치료제의 상품명)이나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성분 인간면역결핍증후군 치료제의 상품명) 또는 그 복제약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만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자가 임의로 이러한 약물을 써서는 절대로 안 되며 의사가 원외(병원 밖) 처방을 해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프랑스 당국은 의약품 오남용 감시 센터를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아 오남용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ANSM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쓴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입원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심장 이상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ANSM은 심각한 부작용 보고 사례 여러 건을 분석 중이다.
심각한 심장 이상의 원인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약물의 부작용인지, 코로나19 질환의 결과인지는 불확실하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에게서 폐 손상뿐만 아니라 심각한 심장 이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중국, 미국, 유럽에서 이어지고 있다.
ANSM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다른 약물의 병용요법이나, 코로나19에서만 나타나는 대사 이상(저칼륨혈증·hypokalemia) 때문에 이러한 심장 이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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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 또는 하이드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유망하다고 밝혀, 전 세계적으로 이들의 수요가 폭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3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클로로퀸과 Z-Pak(항생제 에리스로마이신) 결합은 매우 좋아 보인다"며 이 약으로 완치된 사례를 거론한 뒤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신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효과가 있다면 큰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 의약품 당국은 현재까지 어떤 의약품도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이러한 약물이 위중한 환자에게만 엄격한 조건 아래 쓰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외에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 렘데시비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사릴루맙 등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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