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처 의료용품 거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회해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는 특수목적법인(SPV) 인스텍스(INSTEX)를 통해 첫 거래가 성사됐다고 독일 외무부가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인스텍스는 2018년 5월 미국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뒤 유럽 측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이 이란에 경제적 이득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1월 파리에 설립한 전용 교역 통로다.
당시 이들 유럽 3개국은 이란이 계속 핵합의를 지킬 수 있도록 인스텍스를 통한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약속했다. 인스텍스는 한 때 한국과 이란간 교역의 대금 결제 방식이었던 원화 상계계좌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들 유럽 3개국은 미국의 압박에 법인 설립 뒤 지난 14개월간 인스텍스를 실제 가동하지 않았다. 이란도 지난해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핵합의 이행 수준을 감축해 핵프로그램을 핵합의에서 정한 범위 이상으로 재개했다.
'개점 휴업' 상태였던 인스텍스는 이란에서 지난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이를 계기로 이날 비로소 첫 거래가 성사됐다.
독일 외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스텍스를 통한 첫 교역품은 유럽에서 이란으로 가는 의료용품이다"라며 "유럽과 이란 양측은 앞으로 이를 통한 교역을 증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스텍스의 작동 방식을 고려할 때 이 통로가 유지되려면 유럽 측이 자금을 이 회사에 계속 공급하거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와 별도로 올해 2월 초 스위스는 미국의 감시 아래 이란에 의약품, 의료 장비, 식량 등 인도적 물품을 수출하는 스위스인도적교역절차(SHTA)를 개설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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