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두산중공업 1조원 지원 동참·제주항공 신디케이트론'에 난색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은 기업 지원 문제를 두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경영 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긴급 지원에 채권은행들의 참여를 기대하지만, 선뜻 나서는 은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국책은행이 주도하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 지원에도 은행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1조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한도 대출 약정을 맺었다.
산은과 수은은 지원금을 5대 5로 분담하는 원칙을 마련했다.
채권은행이 지원에 동참하면 해당 부분만큼 산은과 수은의 부담은 줄어든다.
두산중공업의 전체 채권액은 4조9천억원이다. 이 중 3조원이 산은, 수은, 우리은행, 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 은행권 채권액이다.
국책은행의 바람과는 달리 시중은행들은 1조원 분담을 꺼리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대신 1조원 지원 시한인 6개월간 두산중공업의 대출 만기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부터 두산중공업에 나간 기존 대출을 유지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은행들이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들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출)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한 방안에도 시중은행의 호응도가 떨어진다.
산은과 수은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최대 2천억원 규모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시중은행들의 참여를 타진 중이다.
지원 규모는 제주항공의 인수 계약금 545억원에 더해 이스타항공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고려해 정해졌다.
시중 은행들은 신디케이트론 참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종이 고사 위기인 상태에서 지원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적자 전환했고, 이스타항공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규모 액수 지원도 꺼리는 분위기가 은행권에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3천761억원에 영업손익은 348억원 적자, 순손익은 3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은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전날 부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하는 메일을 보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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