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지침 변경 나설지 주목…'효과 없다' 입장 번복 따른 혼란도 예상
CNN, 미국 등 궤도수정 움직임에 "아시아 국가의 마스크 정책 옳았을수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세와 맞물려 미국 당국 내에서 '마스크 착용' 문제에 대한 정책 선회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인사 대다수도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을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미 CNN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 지침 변경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CNN방송은 이날 '백악관 TF가 조만간 미국 국민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련 현안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공식 지침이 조만간 발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을 비롯한 TF 일부 인사들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방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무증상 환자들의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지침에 대한 재검토가 본격화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 공중 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이날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 "우리는 상당한 무증상 확산에 대해 알게 됐으며 이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타인에 대한 전파를 막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 들여다보라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까지만 해도 "자료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마스크 착용에 대한 회의론을 폈다.
코로나19 대응 TF의 '간판'격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전날 녹화된 CNN방송 인터뷰에서 무증상 환자 발생 문제를 거론, "우리는 최소한 자료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 확대 권고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CDC가 마스크 착용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가정적인 상황"이라면서도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콘웨이 고문은 의료 종사자 등을 위한 공급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존중해달라고 부연했다.
CNN에 따르면 이러한 당국의 궤도 수정 움직임과 맞물려 TF 및 CDC는 최근 미국 국민을 상대로 마스크 착용 방법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리고 여전히 병원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N95 마스크와 같은 의료용 장비 구매 급증을 어떻게 하면 막을 것인가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해 왔다고 한다.
아울러 마스크 착용이 보여주게 될 '문화적 변화'도 논의 대상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아시아 일부 국가들보다 미국 국민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덜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어떤 호칭으로 부를지에 대한 검토도 이뤄졌다고 한다.
의료용과 구분하기 위해 '얼굴 가리개' 등의 다른 용어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고 CNN은 전했다.
마스크 착용이 없다던 미 당국이 관련 지침을 실제 바꿀 경우 정책상의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마스크 착용의 효용성 여부에 대한 번복에 따른 혼란이 제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CNN은 '아시아가 코로나바이러스와 얼굴 마스크에 관해 옳았을 수 있다. 그리고 전 세계 나머지 나라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 "다가오는 몇 주안에 당신의 정부는 코로나 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얼굴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기 시작할 것 같다"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정책 수정 조짐을 짚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들의 추가 발표가 낮은 감염 속도와 보다 빠른 억제 등에 대한 마스크 착용의 효과 입증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반대로 다른 나라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보건 당국자나 정치인, 언론인들이 지난 수주간 마스크가 도움에 되지 않는다며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 유지에 집중하라고 주장해온 끝에 이뤄지는 이러한 정책 변경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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