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탈리아 당국자들 "사태 정점 이미 도달" 언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확산세가 꺾이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하루 만에 864명이 숨지면서 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핵심 당국자 발언이 나왔고,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이어졌다.
◇스페인·이탈리아 "확산세 이미 정점 도달" 당국자 발언 잇따라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만에 864명 늘어 1일(현지시간) 9천명을 넘어섰다.
일일 기준 사망자 수는 스페인 당국이 집계를 시작한 이후 이날이 가장 많았다.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로 10만명을 넘어 총 10만2천136명이 됐다.
사망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확진자 증가세의 하향추세는 일주일째 이어졌다.
아울러 스페인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와 중환자병상 환자 수도 줄고 있어 코로나19사태가 정점에 도달한 것일 수 있다고 페르난도 시몬 질병통제국장이 밝혔다.
그는 "지금 정점에 도달했느냐 여부가 핵심 이슈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며, 관련 집계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당국자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의 실비오 브루사페로 소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신규 확진자 곡선은 우리가 정체기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봉쇄)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ISS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정부 대책을 조언하는 이탈리아의 바이러스 분야 최고 전문기관이다.
이탈리아의 방역·검역을 총괄하는 시민보호청의 안젤로 보렐리 청장도 코로나19 발병이 정점에 이르렀다면서 "그래프 곡선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수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11만574명으로 전날보다 4.5% 늘었고, 사망자는 전날보다 727명 증가한 1만3천155명으로 집계됐다.
◇윔블던,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대회 취소…각국 이동제한 조치 연장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와 민간의 추가 대책도 이어졌다.
먼저 프로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영국의 윔블던 대회의 올해 대회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올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당초 6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테니스 클럽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윔블던 대회가 취소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실시 중인 접촉 제한 조치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애초 접촉 제한 조치 기한은 이달 5일이었다.
이탈리아 정부도 오는 3일까지인 전국 이동제한령과 비필수 업소 및 사업장 폐쇄 등 각종 봉쇄 정책을 부활절 주간이 끝난 뒤인 13일까지로 연장한다고 확인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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